국내 재계서열 2위, 이동통신사와 석유 분야 석권한 SK의 경영혁신

김민진 기자 승인 2020.08.22 07:43 | 최종 수정 2020.08.22 07:47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국내에서 삼성 다음가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거의 겹치는 분야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하는 기업이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재계서열 부동의 2위를 기록하고 있는 SK다. 

SK의 회장은 최태원 회장으로 창업주인 최종건의 조카이다. 과거에는 젊은 대기업 리더를 뜻하는 인물이었지만, 삼성과 LG의 후계자가 모두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는 평균적인 대기업 총수의 나이가 되었다. 

SK그룹이 어떤 길을 걸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는지, 그리고 SK를 이끌어가는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섬유산업에서 시작된 SK의 역사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은 사업가인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성장했다. 기술을 배워야 성공한다는 아버지의 지론에 영향을 받아 경성공립직업학교의 기계과를 졸업한 그는 일본인이 경영하던 선경직물공장에 견습기사로 입사한다. 

이 때가 8.15광복 직전. 광복 이후 20대의 젊은 나이의 최종건은 선경치안대를 조직, 혼란상황에서 회사를 지켜내며 일정 지분을 얻어낸다. 

하지만 6.25전쟁으로 선경직물공장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최종건은 이후 1953년, 무너진 선경직물을 불하받으며 SK그룹의 시작을 알렸다. 

애초에 직물회사로 시작한 SK는 1966년 해외통상을 인수하며 섬유부문에 집중한다. 그리고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며 에너지, 화학 분야에 진출, 급격한 성장을 이룬다.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도 인수하여 통신쪽까지 사세를 확장, 지금의 SK그룹이 되었다.

석유와 이동통신이라는 효자 산업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

역사에서 살펴본 것처럼 SK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왔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M&A의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SK를 있게 한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다. 

다른 대기업과 다르게 석유와 이동통신이라는 필수 소비재에 빠르게 진출한 SK는 지금도 이 두 분야에서는 부동의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기 싫어 점유율 51%를 넘기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 석유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일부 받는다고 쳐도 국내에서 주기적으로 소모가 되는 분야이고, 이동통신은 인터넷 강국으로 이름높은 한국에서 실패할 수가 없는 산업이다. 

이 두 분야에서 꾸준히, 어마어마한 양의 수입이 보장되기에 SK는 안정적으로 그룹을 운영할 수 있다. 여기다 메모리 반도체 부분 매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라는 양질의 회사도 보유하고 있기에 전문가들은 SK가 정말 망하기 힘든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젊은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현재 SK그룹의 총수를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총수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젊은 총수가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 최 회장은 젊음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었다. 

최태원 SK 회장 / 사진제공 SK
최태원 SK 회장 / 사진제공 SK

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총수에 등극한 지 이미 20여년이 지났다. 그 동안 재계에는 젊은 총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최 회장은 이들 사이에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며 SK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일본과의 무역 분쟁이 있을 때도, ‘국산 불화수소는 순도면에서 일본 제품보다 품질 면에서 떨어진다.’며 팩트를 통해 현실을 일깨운 바 있다. 

그렇다고 최 회장이 현실만을 쫓는 무정한 현실주의자는 아니다. 그를 상징하는 단어가 열정일 정도로 매사에 열정을 강조하는 최 회장은 서번트 리더십을 지향한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부하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부하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리더십 형태. 평소 기업 내에서 소탈한 모습을 많이 보여왔던 최태원 회장은 조직 구성원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며 이를 업무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세미나 방식도 미국의 유명한 강연회인 테드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대담 자리를 주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SK는 안정적인 자금원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전통의 기업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총수 임명 이후, SK는 젊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는 재계에서 맏형 역할을 하게 된 최 회장이 또 어떤 전략으로 젊은 SK를 운영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