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건부 결합 승인, 거대 항공사 예고

‘항공업계 판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3.06 08:00 의견 0
사진 대한항공 이미지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곳이 있으니 바로 항공사입니다. 전세계가 문을 걸어 잠구고 해외로의 이동이 제한되자 항공사들의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하였고 수많은 인력들이 유급휴직 혹은 무기한 무급휴직으로 고통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시아나항공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었고 결국 매각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아시다시피 새로운 주인으로 선정된 것은 바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 중 한곳인 대한항공입니다.

작년 11월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진행하였고 그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하였는데 두 항공사가 결합하게 된다면 독과점이 우려되는 등 다양한 난관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이미지

공정위에서도 이런 상황 속에서 관련시장을 항공여객, 항공화물, 항공기 정비업 등 기타 시장으로 확정해서 양사가 통합했을 경우 시장 점유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중점으로 경쟁제한성을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국제선 노선 총 65개 중에서 26개의 노선을, 국내선 노선 총 22개 중 14개의 노선에 대해서 독과점이 발생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건부 결합 승인, 아직 갈 길이 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공정위에서는 독과점이 발생한다고 판단되는 노선의 슬롯이나 운수권을 타사에 넘기도록 하였으며, 이 조치에 따라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타사의 시장 진입, 증편이 있는 경우 자사가 보유한 슬롯이나 운수권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수요가 부족한 노선에 대해서는 10년 간 운임 인상 제한 등 조치가 부과되었습니다.

또한 슬롯이나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가 가져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반납 시한을 기업결합일 이후 10년으로 제시하였고 반납 전까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평균 운임을 2019년 대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인상을 금지하거나 공급 좌석을 2019년 수준의 일정비율 미만으로 축소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조건들을 제시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승인이 되긴 하였지만 양 사간의 M&A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갈길이 한참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미국과 EU,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6개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어느 한 경쟁당국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M&A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경쟁당국 심사가 필요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14개국이며 이 중에서 7개국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승인 취지로 심사를 마친 상황입니다. 남은 경쟁당국 중 EU의 경우에는 아직 사전협의 단계이기 때문에 정식 기업결합 신고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미국이나 EU 등의 외국 경쟁당국들은 M&A 추진 기업이 직접 제시하는 시정조치 방안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기업에 직접 시정조치를 내리는 한국 공정위와 다르게 대한항공이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M&A의 최종 성사 여부가 달려있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코로나로 인한 긴 수면기를 끝내고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남아있는 난관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성사되지 못한 M&A로 기록되게 될 것인지 우리나라는 물론 경쟁당국들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M&A 자체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조건부 승인 등으로 인해 합병 시너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어떤 컨디션으로 M&A가 성사되는가 역시 주목되고 있습니다. 과연 대한항공이 처음부터 그리던 시나리오 대로 합병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상처 뿐인 인수로 끝나게 될 것인지에 따라서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판도 역시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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