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직원 횡령, 어떻게 시작되었나

최정인 기자 승인 2022.05.15 09:08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정인 기자] 최근 기업들의 내부 횡령으로 인해 시끄러운 와중에,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에서도 내부횡령 사건이 발생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횡령 금액 역시 614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였기 때문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횡령 사건의 타임라인을 살펴보자면 2010년 이란 가전업체인 엔텍합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의 우선협상자로 선정이 되었는데, 그 당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주관사가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이후 2011년 인수합병 계약이 불발되었고 엔텍합은 계약금 578억원을 지불하여 해당 금액을 우리은행이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야니 가문과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다야니 가문은 계약금의 회수를, 채권단은 계약 해지의 책임이 다야니 가문에 있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다야니 가문은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보았을 때 다야니 가문이 한국 정부에 투자한 것으로 해석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해당 소송에서 한국 정보는 2019년 패소하게 되었고 계약금과 이자를 포함하여 총 73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는 상황 속에서 송금이 어려웠고 2022년 현재까지 지연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미국 재무부의 특별허가로 인해 배상금을 송금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은행의 계좌를 확인하였는데, 계좌에 돈이 없어진 것이 드러나게 되며 이번 횡령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우리은행 직원이 세 차례에 걸쳐 횡령한 사실이 말입니다.

우리은행, 신뢰성에 큰 타격 입어

경찰은 현재 회사 돈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과 그와 연관된 이들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해당 직원은 2012년부터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를 위해 은행 내부 문서를 조작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동생 역시 횡령한 돈임을 알면서 사업에 이용한 혐의를 받아 조사 받고 있습니다.

횡령한 돈에 대해서 전부 다 썼다고 자백한 상황에서, 그 돈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기업들의 자산을 맡겨두는 금융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금액의 크기도 크지만, 횡령을 시작한 2012년부터 지금까지 횡령 사실이 발각되지 않았다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우리은행에 자산을 맡기고 있던 고객들이 자신의 자산을, 무엇을 믿고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발생하면서 계좌를 해지하거나, 출금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부 횡령이나 배임 등이 발생했을 때 거래정지나 상장폐지로 이어져 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은행의 횡령사건은 우리금융지주의 상장심사와는 무관한 상황입니다.

우선 규모 면에서 해당되지 않고 있는데 상장사 자체에서 횡령사건이 터져야 상장폐지실질심사 요건에 해당되지만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종속회사이며 종속회사의 횡령배임 공시를 하려면 자기자본의 2.5%를 넘어야 하지만 이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결국 600억이라는 큰 규모의 횡령사건이 발생했지만 우리금융지주의 자산규모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주주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입히는 상황은 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은행이 잃게 된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해나갈 수 있을지 과제가 주어진 상황이며, 신뢰가 생명인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타격을 입은 것은 확실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