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계열 그룹사, 다른 대우 “중복되는 모기업 이름은 그저 허울 뿐”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8.14 08:50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취업 준비생들은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상향평준화된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력을 조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중 대다수의 기업은 이름을 들었을 때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유명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생소한 이름을 가지고 있죠. 물론 기업의 이미지는 생소하더라도 우리 모두가 알만한 기업들 역시 있습니다. 바로 대기업 그룹사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우리는 각 계열사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모를지라도, 그룹사의 이름 때문에 친숙하게 여겨지는 회사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에 속해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 등의 수많은 계열사들에 대해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회사들이 모두 우리가 아는 ‘삼성 그룹’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겉으로 보기엔 같은 곳, 들어간 순간 다른 곳

하지만 같은 그룹사라고 해서 같은 기업은 아닙니다. 각자의 역할에 맞춰서 서로 다른 법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는 역할이 다른 것 뿐만 아니라 받는 처우까지 다르다면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그 차별에 대해서 당연하게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같은 현대그룹, 삼성그룹, 네이버그룹의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각 계열사마다 받는 처우에 차별을 느껴 이에 대해 반발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각 회사마다 매출과 성장이 다르다면 이에 따라 직원들이 받게 되는 연봉이나 처우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는 성장하는 것에 따라 이를 주주와 직원들이 나누어 갖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는 차별이 아닌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모기업과 계열사 직원들을 대하는 인식 자체에 차별이 존재한다면 이것 역시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발생합니다.

네이버 노조가 계열사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선 것은 더 적은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들의 직원들에게 네이버 본사와 같은 월급이나 상여금, 복지를 모두 제공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공평한 지표를 바탕으로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바로 그들의 요구였습니다. 네이버의 사례에서만 보더라도 본사 직원과 계열사 직원들 간의 연봉 격차가 최대 3배까지 나는 상황인데, 본사와 계열사 직원들이 동일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계열사들 역시 서로 업무적으로 연관이 있고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여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모든 노동자들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 받고 처우를 받을 필요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계열사들 별로 업무가 다르고 매출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그룹명을 달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 모두 같은 처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주장일 것입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더라도 각각의 직군에 따라, 평가에 따라 임금이 다른 것처럼 같은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열사마다의 성적표에 따라 서로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은 차별이 아닌 분배할 수 있는 성과의 크기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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