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경기능전승자, 사경예술 40년 인생 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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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경기능전승자, 사경예술 40년 인생 혼 담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9.09.2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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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사경연구원 외길 김경호 원장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외길 김경호 원장

[이코노미타임21=김지연 기자] 경전을 한 글자씩 손으로 옮겨 쓰는 사경은 불교의 오래된 수행법이자 전통 예술장르다. 조선조에 들어와 숭유억불정책으로 600여 년간 단절되는 안타까운 시기를 겪었으나 그 이전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해온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이 사경을 다시 되살려 예술혼을 빛낸 이가 있으니 40여 년의 세월을 오롯이 사경에만 몰두해 온 외길 김경호 원장이다.

시, 서, 화 그리고 불교경전까지 주목 받아

한국 현대 사경예술의 살아있는 역사로 일컬어지는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외길 김경호 원장은 한글을 익힐 때부터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한문서예를 익혔고 중학교 때는 미술부원으로 활동하며 미술 전반에 관한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미술부 활동을 이어가며 불교 공부에 심취해 불가에 출가했을 정도다. 더불어 각종 휘호대회에서 1등상을 휩쓸었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국회 문공위원장상을 수상했다.

1986년 한국문화예술연구회 총재의 감사패를 받았고 고교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 ‘문학상’도 수차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 서, 화 그리고 불교경전까지, 김경호 원장은 사경예술가로서의 자질을 유년시절부터 꾸준히 갖추어 왔다.

감지금니 아미타경
감지금니 아미타경

 

이러한 연찬을 바탕으로 1997년 대한불교조계종과 동방연서회가 공동주최한 국내 최초 ‘불교사경대회’에서 제1회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사경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여초 김응현 선생은 현장에서 써 내려간 김경호 원장의 사경작품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서예계와 불교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실력을 뽐낸 김경호 원장은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의 지도와 권유로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입학하였고, 故 장충식 교수를 지도교수로 사경을 전공하게 되었다.

전시, 도서발간, 영상 제작 등 사경의 대중화 꾀하다

외길 김경호 원장은 1999년 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과 2001년 일본대마역사박물관 소장 초조대장경<대반야경> 600권, 2006년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조사, 연구 등에 참여했다.

2005년 문화재청에서 발주한 <국가지정문화재 (복장유물과 사경)>, 2007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사경 변상도의 세계> 전 등에서는 동영상 제작에 참여하며 자문역할을 맡기도 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문화재청 주요정책과제 국민평가단원으로 활약했다.

2007년 <세계 서예 전북 비엔날레>에서 첫 사경전을 개최했을 때에는 사경 소개 책자 집필 및 제작, 전시 자문을 맡았다.

2011년에는 <사경전>의 커미셔너로 위촉되기도 했다. 또 서예계 명사들의 특별 초청 강연인 ‘작가와의 대화’에 초빙돼 사경예술의 가치와 의의 및 사경예술작품의 제작 전반에 관한 특강을 진행했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에서는 지식문명관 금사경전의 메인작가로 초대되어 전시와 함께 금사경 동영상 제작 자문 및 출연, 감수를 맡았다. 이렇듯 김경호 원장은 사경예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전시는 물론 도서발간, 영상 제작 등에도 아낌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감지금니 금강경
감지금니 금강경

1999년 연세대학교 사회교육원 가을학기에 한글서예 지도강사로 초빙되며 교육기관에서의 첫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 동아일보 문화센터, 동국대와 연세대 사회교육원, (재)대한불교 진흥원(불교방송), 원광대 서예학과(대학원), 불교TV 문화센터 등에서 사경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조계사 극락전, 통도사 성보박물관, 대전시립미술관, 월전미술관,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위과정, 청계천문화관, 동화사 통일대불전, 대구 보현사, 동국대학교 정각원,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미술세계아카데미 등에서도 한국 전통사경 특강 및 금사경 제작 시연회를 가지며 사경을 널리 보급, 확대하는데 사력을 다했다.

김경호 원장은 불교사경뿐 아니라 성경사경, 꾸란사경 연구도 병행했다. 유교와 도교는 물론 만다라와 탄트라도 연구하여 자신의 사경작품에 반영했다.

이는 전통사경의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일련의 노력으로 2000년 동국대학교 문화관 사경개인전 때에는 유교, 도교 경전을 사경한 작품도 함께 전시했고 2001년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성경사경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문자도 한문에 국한하지 않고 한글, 영어, 실담자 등을 함께 사경함으로써 세계인이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사경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전통사경의 세계화 향한 여정

외길 김경호 원장은 2003년 LA Lotus Gallery 초대전과 2005년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전을 기점으로 한국 전통사경의 세계화라는 원대한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경을 알리는 기회가 주어지면 자비를 털어서라도 해외로 날아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고려시대 중국으로 수출까지 했던 우리의 전통사경은 한층 진일보하여 지금은 세계문화의 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6월이면 상하이 정안사 휘이밍 방장스님에 의해 김경호 원장의 작품집이 중국어로 번역, 출판되어 중국 전역에 보급된다. 한국 전통사경이 600여 년 만에 다시 중국으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김경호 원장에게는 어금니가 없다. 장기간 사경에 집중할 때마다 어금니를 꽉 물어야 해 이미 어금니가 모두 빠졌다. 이미 10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이렇듯 수백 년 동안 맥이 끊긴 분야를 어느 한 개인이 홀로 개척한다는 것은 지난한 일로 그에 대한 사랑과 열정, 굳은 사명감과 자기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사경예술의 기초를 담금질해 온 20년, 그리고 사경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혼을 태운 20년, 오롯이 한 길을 걸어오며 불모지였던 사경예술을 개척해 세계화를 이룬 것은 김경호 원장의 피나는 노력이 만들어낸 혁혁한 공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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