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제37호 대목장 김범식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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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제37호 대목장 김범식 도편수
  • 최현종 기자
  • 승인 2020.03.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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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재 고건축의 명맥 이어가다
“고건축 기술과 정신, 후대에 남기고 우리의 ‘얼’ 알리는 것이 나의 사명”

[포스트21=최현종 기자] 장인의 정신으로 일생을 오로지 천년을 살아 숨쉬는 우리의 전통문화재 건축의 맥을 지켜 온 대목장 김범식 도편수.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7호,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능자로 널리 알려 진 그의 삶이 조명받고 있다.

2011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전통건축모형전을 통해 세계속에 한국 전통건축문화의 위상을 드높인 김범식 도편수의 발자취를 돌아보았다.

주요 목조문화재 200여 건 수리·복원·신축

국보와 보물에 해당하는 전통건축모형 100여 점 제작

전시실 입구에서 부터 육송의 향기가 그윽하게 전해온다. 장엄하고 정제된 선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한국 고유의 전통건축 1/10 축소판들이 전시실을 둘러싸듯 진열되어 있었다.

지난 2월 18일부터 23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제3전시실에서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7호 김범식 도편수(대목장)의 ‘한국전통건축모형전’이 열렸다. 10분의 1 크기로 축소 제작한 모형(소재 육송, 홍송) 10점이 전시 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개인전에 전시 된 작품은 미황사 응진당(보물 1183호), 봉정사 고금당(보물 449호), 봉암사 극락전(보물 1574호)과 전통민가 등이다.

김범식 도편수는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능자’로서 그의 작품은 문화재의 특징을 자세히 소개하고 이를 통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 건축물의 고전적 가치를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지난 1월 13일에는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제47회 개인展을 7일간 열었다.

한국 전통의 건축미와 조형미를 그대로 담아 1/10로 축소해 놓은 ‘전통건축모형展’으로 실제 모델들은 모두 국보와 보물들로 지정된 전통문화재이다.

김범식 도편수
김범식 도편수

김범식 도편수는 사적 제504호 합천 해인사, 청정법계 청도 운문사 등 우리나라 주요 목조문화재 200여 건의 수리·복원·신축 등을 수행했으며 많은 이들에게 전통건축의 탐구 및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국보1호 숭례문과 보물1호 동대문을 시작으로 불국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수전, 밀양 영남루 등 국보와 보물에 해당하는 전통건축모형 100여 점을 제작해 왔다.

모두 고증학적으로 인정받은 건축물로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전통건축문화의 원형은 우리 고건축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특별한 교육과 소중한 체험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1942년 충남 서산 출신인 김범식 도편수는 해마다 작품연구 및 제작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안동 봉정사 고금당과 도산서원 상덕사, 대구 복지장사 지장전, 여주 신륵사 조사당, 영주 부석사 조사당, 문경 봉암사 극락전, 안동 하회마을 빈연정사 등 유구한 우리의 문화재 전통건축 축소 모형으로 후세에 그 명맥을 잇겠다는 일념을 밝혔다.

모형이라고 해서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후대에 제대로 된 역사적 사료로 남기기 위해서는 고증학적 자료를 토대로 자로 잰 듯, 사진을 찍은 듯 소재부터 똑같이 만들어야 했다. 때문에 모형이라 할지라도 건축물 한 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렸다.

지난 55년을 전통건축 대목장로 살아 온 그는 “눈으로 세세하게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축소판 모형을 제작해 놓으면 국보급 건축물들을 후대사람들이 보고 공부하여 기술을 길이길이 전승해 나갈 수 있다”며 “대목장의 마지막 임무로 생각하고 모형 제작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긴 전통문화재 건축

후대에 전수 될 수 있어야...

우리의 전통문화재 건축은 돌과 흙, 나무 등 자연의 재료로 짓는 건축물이다. 가장 먼저 기둥을 세워 보를 얹고 서까래를 걸어 뼈대를 만드는데, 못을 박지 않고 조립식으로 끼워 넣어 현대식 철물구조보다 더 견고하고 단단하다.

지붕은 적심재와 보토를 깐 후 흙 반죽을 얹고 그 후에 기와를 올려 단단히 고정시킨다. 세로로 누워있는 암키와와 그 사이에 불룩하게 덮여있는 수키와로 지붕을 잇고 암막새와 수막새로 지붕 끝을 마무리 한다.

역사 발굴현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암막새와 수막새는 새겨진 모양과 그림을 통해 건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건축물의 용도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된다.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온기를 전달하는 온돌은 이미 온 세계가 감탄하는 우리 고유의 난방시설이고 처마의 기울기와 대청마루에도 고온다습한 여름을 나기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이렇듯 지혜와 슬기가 담긴 과학적 건축물 임에도 불구하고 한옥이 보온성과 난방에 있어서는 현대식 건축물 보다 다소 기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김범식 도편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옛날 건축물들이 좋은 자재를 쓰지 못해 방풍이 덜 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서양의 건축들도 마찬가지고 최근에는 자재들이 좋아 따뜻하고 아늑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옥을 짓고자 한다면 규모를 줄이더라도 품질은 낮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양보다 질을 중요시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아버지부터 김윤원, 조원재, 이광규 선생까지... 좋은 스승 만나다

김범식 도편수는 충남 서산의 한 목공소 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가구 공장을 운영하던 소목장이어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연장을 다뤘고 군대에 가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목공부에서 근무했다.

본격적으로 목수의 길에 들어 선 것은 1964년 당대 최고의 대목수 였던 김윤원 대목장을 만나고 부터다. 그의 문하생으로 입문해 대패질, 좌기질, 톱질부터 다시 시작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끈기 그리고 집념은 누구보다 빠른 승진을 가져왔다. 그리고 경복궁 보수공사에 참여하며 조원재 스승을 만났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알려진 이광규 대목장의 스승이다. 당시 김범식 도편수는 조원재 스승의 집에서 거처했는데, 그곳에서 생전 처음 건축 설계의 단면도를 보고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경복궁 공사를 끝낸 후에는 이광규 선생을 만나 진주 촉석루 보수공사, 불국사 복원공사 등에 참여하며 실전 경험과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1977년에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능자 목공 제383호로 이름을 올렸고 2012년에는 경북최고장인, 2015년에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7호 대목장에 등재 되었다.

김범식 도편수는 “좋은 스승을 많이 만나 배울 수 있었던 모든 과정들이 정말로 감사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선조들의 농밀한 지혜가 담긴 고건축... 유구한 유산으로 남아야

전시실에서 그가 건축한 모형 건축물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모든 건축물들이 지붕의 일부를 개방해 그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코앞에서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수작업으로 제작된 3D인 셈이다. 건축물의 유연한 곡선과 섬세한 이음들,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선조들의 농밀한 지혜에 감탄은 절로 일어났다.

김범식 도편수는 “전통건축은 정제된 조형미와 선들이 건축물의 양감을 돋보이게 하고 화려한 부자재와 단청의 아름다움으로 미학의 정수를 이룬 예술 그 자체”라며 “이러한 우리의 전통건축들이 그 맥을 이어나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길이길이 남을 수 있도록 남은 인생은 건축물 모형제작에 더 열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통 건축에 대한 그의 애정과 열정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었다.

김범식 도편수는...

문화재수리기능자 목조각공, 문화재수리기능자 드잡이공, 지정문화재수리기능자 등록증, 비계기능사 등 10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통목조건축물의 마족연목 시공방법 및 시공구조, 사래의 처짐현상을 억제하는 추녀와 사래의 결합구조 등 1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도갑사 해탈문, 송광사 국사전, 해인사 보안문 등 45건의 디자인등록과 깔때기모양 구멍조각용 끌 1건의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전통건축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재청공로상, 경북도지사표창장, 대구광역시장표창장, 중소벤처기업부장관표창장 등 다수의 수상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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