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틀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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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틀 깨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04.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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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김지연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성공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최종 결선에서 7위 안에 이름을 올린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단순히 출연자들의 가창력 덕분에 ‘미스터트롯’이 성공했을까. 지금부터 ‘미스터트롯’ 열풍의 배경을 짚어보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 파괴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흥행 보증수표다. 지난 2009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MNET의 ‘슈퍼스타 K’는 대한민국의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고 수많은 아류작이 탄생했다. 

MNET의 ‘프로듀스 101’도 숱한 화제를 뿌리며 강다니엘, 옹성우, 전소미, 김세정 등의 스타를 발굴했다. 이외에도 SBS의 ‘K-POP 스타’, MBC의 ‘위대한 탄생’ 등이 있었고 현재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영 중이다.

JTBC의 ‘팬텀싱어’, MNET의 ‘쇼미더머니’가 있다. TV조선에서 기획한 ‘미스터트롯’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왔지만 완전히 다른 요소를 가미했다. 전 세대가 보면서 소통할 수 있는 ‘트로트’ 장르를 선택했다.

앞서 ‘미스트롯’이 방송됐지만 트로트를 좋아하는 중년층과 장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미스트롯’은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1위를 차지한 송가인은 현재 TV조선 외에도 지상파, 케이블 채널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보다 진보했다. 다양한 장르와 트로트를 접목해 보는 재미가 풍성했다. 출연진들의 탄탄한 가창력에 사연, 외모가 더해져 순식간에 팬덤을 형성했다.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은 팬덤이 형성됐다.

괴리감이 느껴지는 조각 외모, 만화 속 비주얼을 가졌지만 가창력이 떨어지는 출연진은 없었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훈남 스타일 출연진이 많았다. 임영웅, 영탁 등은 큰 키에 패션 센스를 겸비한 ‘남친룩’으로 젊은 여성팬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사진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사진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미스터트롯’은 출연진의 실력을 엄격하게 평가했다. 노래, 춤, 퍼포먼스까지 완벽해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시청자는 보고 듣는 즐거움에 빠졌다. 즉 ‘미스터트롯’은 서바이벌 오디션의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택했다.

노래 실력과 기본기가 부족하고 심지어 인성 논란을 일으켜도 화제성만 있으면 계속 발탁됐던 관행은 ‘미스터트롯’에서 사라졌다. 흔한 말로 ‘발암 유발자’가 없어 시청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즐겼다.

자막의 재미도 쏠쏠했다. 출연진의 특징을 콕 짚은 자막은 유행어가 됐다. 아쉽게 TOP7에 들지 못했지만 류지광에게 ‘동굴 저음’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정동원 옆에는 늘 병아리 그래픽이 따라다녔다.

제작진이 원하는 시청자의 반응을 자막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시청자는 그 자막에 열광했다. 출연진들의 선곡도 한몫했다. 출연진들은 진정성 있게 노래를 선택했다.

유명한 노래가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잘 뽐낼 수 있는 노래를 선택했다. 영탁의 ‘막걸리 한 잔’이나 팀미션에서 장민호가 리더로 나서 부른 ‘댄싱퀸’이 대표적이다. 유명한 노래 명성에 묻어가지 않았다.

출연진들의 열정이 이룬 신화

‘미스터트롯’ 출연진들 상당수는 긴 세월 무명의 설움을 겪었다. 20대 출연진도 어렸을 때부터 각종 TV 프로그램과 경연대회에 출연해 트로트를 불렀다. 트로트를 부르기 위해 살아온 험난한 인생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점차 이름을 알린 영탁, 계속되는 실패 끝에 트로트로 성공한 장민호, 방황했던 시절을 접고 노래에 몰입한 김호중, 할아버지와 각별한 정이 있는 정동원, 수많은 가요제에 참여하며 실력을 쌓았던 김희재 등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찬원도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만 불러 모르는 노래가 없다는 뜻의 애칭 ‘찬원위키’로 불린다.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이 속속 지상파 프로그램, 케이블 프로그램에 나와 다양한 끼와 재능을 보여주는 것도 열풍을 잇는 원동력이다.

이찬원 - 사진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이찬원 - 사진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OP7 외에도 탈락했지만 실력이 우수하면서 화제가 된 출연진들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태권도와 트로트를 결합한 나태주는 CF에 출연했고 ‘리틀 남진’ 김수찬은 수준급 성대모사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이돌 가수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을 깬 프로그램이 ‘미스터트롯’이다. 그동안 대중가요와 방송 시장은 아이돌 그룹, 디스전이 난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템만 추구해왔다. 2039세대만 파괴력이 있다는 믿음도 강했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의 성공으로 편견이 와장창 깨졌다. 정말 대중과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끼와 실력, 스토리텔링이었다. 전 세대를 흡수하는 콘텐츠는 2039세대 위주의 콘텐츠보다 훨씬 강했다.

그 안에는 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가볍게 여긴 관례도 포함된다. 지금의 60대는 과거의 60대와 다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투자할 경제력이 있다.

‘미스터트롯’만 봐도 2039세대에서 막강하지만 진정한 흥행은 60대 이상의 파워에서 비롯됐다. ‘미스터트롯’을 가족과 함께 시청하며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고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에 빠진 60대는 가족들에게 구태의연한 어른이 아니다. 함께 응원하는 가수를 가진 친구다. 그래서 ‘미스터트롯’의 가장 큰 성과를 ‘세대의 벽을 허문 것’이라고 말한다.

‘미스터트롯’의 대흥행은 시청률 저조로 사라진 프로그램을 제작한 수많은 제작진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진짜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숱한 핑계를 댔던 제작진들이 ‘미스터트롯’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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