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들이 말하는 한국 농구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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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이 말하는 한국 농구의 문제점
  • 최현종 기자
  • 승인 2020.04.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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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최현종 기자] 국보센터, 람보 슈터, 코트의 황태자, 농구대통령. 한 때 이 단어가 신문 1면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농구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수 많은 여고생들이 농구선수를 보러 체육관으로 몰려가던 시기. 농구는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 한국 농구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한국 대표 스포츠 자리는 야구에 내준지 오래고, 최근에는 관객이나 규모, 모든 면에서 여자 배구에게도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농구. 왜 이렇게까지 침체된 걸까?

감옥 탈출? 대체 뭐가 문제길래?

2019년 7월 22일. 은퇴한 정상급 농구선수, 하승진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를 토로한 바 있다.

은퇴한 지 세 달 남짓된 선수가 자신이 느낀 문제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는 점도 있지만, 그 내용이 농구 팬들 모두가 공감하는 것이었기에 이 영상은 조회수 250만을 넘기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하승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귀화선수, 전태풍은 올해 4월 초, 아예 은퇴하는 당일 “감옥에서 탈출하는 기분” 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전태풍은 개인 유튜브와 각종 매체의 인터뷰에서 한국 농구의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KBL에서 정상급 위치를 차지했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지적하는 한국 농구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꼰대 문화와 승리만을 위한 농구

하승진과 전태풍. 모두 일차적으로 이야기하는 문제는 한국 특유의 꼰대 문화다. 미국에서 고등학생때까지 선수생활을 했고, 유럽리그도 뛰어본 전태풍은 현재의 한국 농구가 너무나 비효율적인 시스템 안에 갇혀 있다고 이야기한다.

비 시즌에도 꾸준히 산 타기 같은 고전적인 체력운동을 시키고, 피로가 잔뜩 쌓인 패배직후, 새벽 1시에 체력훈련을 시키니 정작 경기에서는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승진 역시 마찬가지. 아직도 프로농구 리그에서는 감독의 말이 곧 법처럼 인식되는 편이며 선수들의 의견보다는 감독의 의견이 우선시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지나친 용병 의존도와 자유로운 플레이를 용납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하승진은 일부 감독들은 드리블 치며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용병한테 볼이나 돌리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전했다.

본인이 화려한 드리블러인 전태풍은 이 탓에 귀화 초반, 굉장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감독들은 오픈 찬스인데도 2점슛을 쏘기보다는 돌파해서 레이업을 하라고 주문했고, 서투르지만 한국말을 하는 전태풍보다 한국말을 아예 못하고 영어만 쓰는 용병들을 더 조심히 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퇴한 전설들의 쓴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현역 선수들도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차차 나아지고 있는 한국 농구

현역 선수들도 전태풍, 하승진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말한다. 화려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 만한 기술보다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농구를 지향하는 한국 농구는 플레이 스타일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거기다 한국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이런 농구 시스템 속에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화려한 기술을 보유한 선수가 등장하기가 무척 힘들다. NBA에 맞춰진 대중들의 요구를 KBL이 채우기에는 버겁다는 말이다.

여기에 농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특성도 한 몫 한다. 농구는 피지컬 스포츠를 대표하는 운동 중 하나다. 키가 크면 클수록 유리하고, 힘이 세면 셀수록 유리하다.

이것을 어느 정도는 기술로 커버할 수 있지만, 농구는 기술로도 도저히 메꿀 수 없는 피지컬의 벽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득점력이 높은 용병들에게 전술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은퇴한 선수들이 현역일 때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은퇴하고 나서 말하는 것도 조금 아쉽다고 이야기한다.

현역 선수들이 느끼는 것처럼, 한국 농구는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무분별했던 체력운동도 많이 줄어들었고, 선수들은 개인 기량을 키우기 위해 스킬트레이닝을 하면서 관중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역 선수들이든, 은퇴한 선수들이든. 모두 한국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매 한가지. 쓴소리와 충고를 모두 받아들이고 보다 발전하는 한국 농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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