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펭수의 다른 점, 부캐릭터를 갈망하게 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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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펭수의 다른 점, 부캐릭터를 갈망하게 된 배경
  • 오현진 기자
  • 승인 2020.06.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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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릭터가 매력적인 이유 
펭수 인스타그램 캡쳐
펭수 인스타그램 캡쳐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쏘아올린 공이다. 우리 사회는 부캐릭터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부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마음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 

작년은 EBS 펭수의 해였다. 사람이 펭귄 인형의 탈을 쓰고 들어가 펭수를 연기하고 있다.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 TV’는 구독자 수만 213만 명에 달한다. 

펭수 신드롬은 부캐릭터에 숨겨진 욕망이 숨어있다. 갑질이 만연한 사회에 펭수는 돌직구를 날리는 캐릭터, 힘든 사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초인 1월 27일 공개된 ‘펭수에게 전수 받는 면접 100% 통과 노하우’ 편에서 펭수는 “저 선배님 보러 왔어요”라는 말에 취업준비생은 눈물을 보였다. 

“저처럼 고민하는 사람 진짜 많다. (함께 방송을 하는 것이) 과분하다”라는 말에 펭수는 “충분히 자격 있다. 선배님이 도전하시고 준비하신 거다. 이렇게 열심히 하셔서 오늘 같은 기회가 있는 것이니 절대 과분하게 생각하지 말라”라며 위로했다. 

이러한 펭수의 멘트가 감성을 자극해 지금까지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취업준비생을 질책하는 것에 너무 익숙하다. 미디어에서는 그들의 마음과 눈물을 위로하기보다 정확한 수치로만 평가한다. 

취업준비생에 대한 콘텐츠는 오직 취업률과 경쟁률, 연봉이다. 사람이 아닌 펭수의 눈에 이런 세상은 비정상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만 펭수의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캐릭터에 기대하는 점이 생긴다. 

차마 입 밖으로 못 꺼내는 것, 사회적 통념에 무응답하며 따라가는 것. 그런 세상에 익숙해서 참았던 것을 부캐릭터로 발산하고 싶은 욕망.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부캐릭터에 이입하는 것이다. 

펭수 신드롬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대신해주는 것에서 오는 대리 만족에서 출발했다. 

부캐릭터의 흥행 전도사, ‘놀면 뭐하니’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 여러 분야의 일을 배우면서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룬다. 유재석은 라면을 끓이고 치킨을 튀기고 하프를 연주하다가 트로트를 노래하고 이제는 이효리, 비와 같이 1990년대 감성이 가득한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쳐
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쳐

유재석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마다 이름이 바뀐다. 유고스타, 유산슬, 유라섹, 유르메우스, 닭터유 등 부캐릭터 이름도 기발하다. 

이번에 이효리와 비가 참여하면서 각자 부캐릭터를 확정한 사연을 살펴보자. 이효리는 린다G, 비는 비룡으로 정했다. 특히 이효리는 부캐릭터 이름을 정하면서 과거 자신이 했던 발언을 다시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광고를 찍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는 이효리. 지금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린다G는 광고를 찍는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효리의 유머에 “왜 그때와 지금 말이 다르냐”라는 반응보다 “진짜 웃긴다”라는 반응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펭수와 이효리의 공통점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에 있다. 부캐릭터의 인기 요인은 ‘하지 말라’라는 금지가 넘치는 사회에 대한 반항이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도전을 포기한 사람들. 과거에 한 발언을 번복하기 두려운 사람들. 

열심히 하면서도 억압된 분위기에 용기를 잃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 부캐릭터이다. 

연예인들이 두 가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부캐릭터 열풍이 분다고 볼 수 없다. 부캐릭터를 통해 대신 희열을 느끼는 대중이 많다는 뜻이다. 

왜 희열을 느낄까. 연예인들은 부캐릭터로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수 있다. 반면 대중은 부캐릭터로 살 수 없다. 오늘도 가면을 쓴 채로 사회에 순응하고 잘못된 체계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둬두고 천편일률적인 방향을 향해야 살 수 있는 사회. 그 틀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가혹하진 않았을까. 부캐릭터에 열광하는 모습이 마냥 행복한 일만은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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