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민족주의 음악 활용하여 인기있는 음악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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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민족주의 음악 활용하여 인기있는 음악 만들기
  •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 승인 2020.07.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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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애국가의 한 소절이다. 그런데 맨 처음 나왔던 애국가는 지금의 멜로디가 아니었다. 과거 임시정부시절 애국가는 스코틀랜드 민요 <Auld lang syne(작별)>의 멜로디에 한글가사로 노래를 불렀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로 시작되는 매우 친숙한 노래로서, 졸업식 등지에서 많이 불리워지는 곡이다. 그러다가 1940년경 안익태가 작곡한 ‘한국환상곡’의 합창 부분이 현재의 애국가로 인정되었다. 

독일 후기 낭만주의 교향시의 형태를 보이는 <한국환상곡>은 우리민요 <도라지>의 선율과 전통 아악의 정취를 활용하여 악곡을 전개한다. 

첫 부분에서 아름다운 조국의 모습을 표현하다가, 일제 치하 조국의 암울한 모습을 묘사하는 두 번째 부분으로 넘어가고, 광복의 기쁨을 애국가로 합창하는 세 번째 부분을 거쳐 6.25전쟁을 묘사하는 네 번째 부분으로 이뤄진다. 마지막에 만세소리와 함께 한국환상곡은 마무리된다.

이렇게 19C말 낭만후기에 자국의 신화, 전설, 민요를 소재로 민속적인 감정을 음악에 표출하려 했던 시도를 ‘민족주의’라고 하는데, 이는 당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심의 낭만파 음악에 대항하여 ‘음악 재창조 운동’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유행했던 낭만파 음악은 개인 감정과 개성표현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대중들이 음악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러시아와 동유럽,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음악들은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새로운 음악사조를 형성했다. 

민속적 요소를 음악에 녹여냄으로써 새로운 음악소재를 찾아냈고, 대중들이 음악에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음악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부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스메타나의 연작교향시 <나의 조국> 2번곡 <몰다우>는 프라하 시내를 흐르는 몰다우 강에서 샘의 발원과 냇물이 합쳐지는 모습, 체코 전설에 등장하는 물의 요정이 강변에서 춤추는 모습 등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스토리를 함께 떠올려서 음악의 공감력을 높이고, 쉽게 각인될만한 선율을 테마로 반복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민족주의 악곡들이 가장 사용되기 좋은 분야는 대중의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징글(Jingle) 마케팅이나 OST, 그리고 대중음악 분야이다. 

노르웨이 민족주의 작곡가 그리그의 <산왕의 궁전에서>는 미국 애니메이션 <형사 가제트>의 메인 테마음악으로 활용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았고, 러시아 5인조중 한 명인 림스키 코르샤코프의 <왕벌의 비행>은 평균 시청률 15%를 기록한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에 삽입되어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사실 멀리 유럽의 민족주의 악곡들까지 갈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 전통선율을 차용하는 것도 굉장히 효과적인 시도가 될 수 있다.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공감으로 다가올 것이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슈가(August.D)의 <대취타>, 클럽에서 떼창을 부를 정도로 ‘핫’하다는 퓨전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등이 이런 맥락을 잘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과거의 익숙한 멜로디를 음악에 활용할 때는 원래의 곡과는 다른 색깔을 부여해서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민족주의 아티스트 무소르그스키가 동료화가의 추모 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피아노로 표현했다는 <전람회의 그림>은 <볼레로>로 유명한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하는 등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인기를 끌며 유명세를 탔다. 

앞서 살펴봤던 슈가의 <대취타>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조선왕궁과 함께 망나니와 자동차를 뮤비에서 결합하여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전개했고, 퓨전밴드 이날치는 판소리를 춤추기 좋은 130bpm에 맞추어 춤곡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렇게 다른 색채감을 가지는 음악은 대중들에게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낯설지만 익숙한’ 느낌을 불러일으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근원적인 아름다움은 사실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법에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미 과거에 사랑받고 검증된 멜로디들은 이미 공개되어있다. 대부분은 저작자 사후 70년이 지났기에 내 음악으로 활용하기에도 제격인 고마운 음악들이다. 상업적인 음악활용을 고민하고 있다면 민족주의 음악들을 한번 들어보자.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재료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음악 요리사의 실력과 음악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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