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해안, 검게 물들인 대형 기름유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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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셔스 해안, 검게 물들인 대형 기름유출 사고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0.08.15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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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김민진 기자] 지난 7월 25일, 일본 선적의 미쓰이상선 소속, 와카시오 호가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모리셔스 해안에 좌초되어 1,000톤 가량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유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지만 자연에게는 독이나 다름없는 물질이다. 원유는 물과 상극이라 쉽게 분해되지 않고, 둥둥 떠다니며 바다의 생태계를 위협한다. 

바다에 유출된 원유는 인근 동식물의 몸에 달라붙어 수 많은 생명체를 죽음으로 이끈다. 기름유출 사고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지만 전 세계에서는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대형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다. 

이번 모리셔스 사건을 포함,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대형 기름유출 사고를 돌아보며 사고의 원인과 심각성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1,200톤의 기름이 바다로

사고가 발생한 모리셔스 공화국은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제주도보다 조금 큰 규모이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휴양지로 이름 높은 섬이다. 

중국에서 출발한 와카시오 호는 싱가포르를 거쳐 브라질로 가는 도중이었다. 이들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와이파이 연결을 하기 위해 모리셔스 공화국 해안으로 접근했다. 

해안 경비대는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와카시오 호는 이를 무시하고 근접 운행하다가 좌초되었다. 좌초 이후 8월 6일부터 선미에 있는 1,200톤짜리 연료탱크가 파손, 중유가 바다를 오염시키기 시작했고, 모리셔스 정부는 다음 날, 바로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행히 선박에 남아 있던 2,000톤 이상의 원유는 모두 처리했지만, 이미 해안가를 따라 1,000톤의 원유가 흘러갔기에 피해는 이미 발생한 상황. 

흘러간 원유는 모리셔스 전역으로 흘러갔고, 전문가들은 이 기름들을 모두 떼어내는데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져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사실상 이 사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모리셔스 정부는 선주에게 책임을 물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대형 기름유출 사고, 시작은?

대형 기름유출 사고의 시작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는 오일머니라고 해서 기름이 곧 돈이 되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기름 운반을 비롯한 유통 사업에 뛰어들 시기였다. 

그런데 1989년 3월. 바다 위를 떠도는 수 많은 유조선들 가운데, 세계 1위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유조선인 엑슨발데즈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죄초되고 만다. 

이 사고로 약 4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 인근 해상과 해안 1,700여 km를 오염시킨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연어와 해달, 물범 등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주요 생태지였기에 피해는 더욱 커진다. 

엑슨모빌은 3년 간 하루에 만 1,000명의 인력과 1,400여 척의 배, 84척의 항공기를 동원하며 방제처리를 실시했고, 간신히 사고를 수습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미국은 90년 해양오염방지법을 제정하면서 철저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대형 유출사고는 계속 발생해 왔다. 2010년에는 영국의 석유 메이저 기업 BP가 운영하는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 시추 파이프로 원유가 계속 유출되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충남 태안에서 크레인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충돌, 1,200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되어 전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해낸 사례가 있다. 끊이지 않는 대형 기름유출 사고, 그 심각성은 얼마나 되며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인재(人災). 철저한 관리 감독만이 해결책

사고의 원인은 각 사고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사람의 관리 소홀과 부주의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 혹은 ‘내 탓은 아니니까.’ 이런 안전불감증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많은 대형 기름유출 사고를 겪으면서 관련 규정과 제도도 강화되어 이제는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인재(人災)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모리셔스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대형 기름유출 사고가 무서운 이유는 한번 원유에 오염된 지역은 다시는 과거와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름은 조류를 타고 흘러가서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먼 지역까지 퍼지며, 한번 바위나 생태계에 흡착되면 잘 떼어지지도 않는다.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해 버려서 자연 번식하는 생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며, 인근은 죽음의 바다로 변해버린다. 실제로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태안의 어업, 양식업은 완전히 몰락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침체되었었다. 

다행히 전 국민의 노력으로 불과 10년도 안 되어서 복구되어 태안의 기적으로 불리긴 했지만, 사고 당시에 태안은 온통 검은빛으로 물들어 피해가 상당했다.

대형 기름유출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악재 중의 악재다. 철저한 관리 감독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막을 수 있는 사고인 만큼 예방책을 탄탄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모리셔스 사고처럼 이미 발생한 사고의 경우에는 지역이나 나라, 기업 등 이해관계를 벗어나 모두가 함께 합심해서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지구는 어느 한 민족, 한 나라만의 터전이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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