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은공방 이동수 대표(작가), 40여 년 이르는 노하우와 기술로 최고급 ‘은’ 식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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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공방 이동수 대표(작가), 40여 년 이르는 노하우와 기술로 최고급 ‘은’ 식기를 만든다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0.11.04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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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공예’ 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의 작품, 생활용품 넘어 예술품으로 승화 
동은공방 이동수 대표
동은공방 이동수 대표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신성하고 은은한 매력을 품고 있는 금속, ‘은’에는 묘한 분위기가 서려 있다. 식기는 물론이고 다기나 불교용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은에 평생을 바친 작가가 있다. 

바로 동은공방의 이동수 대표(작가)다. 수십 년의 노하우와 기술로 은 공예에 있어 정상의 자리에 오른 명인, 이동수 작가의 작품은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용법부터 조각까지. 국내 유일무일한 ‘은 공예가’로 주목받아 

‘은’은 고대부터 화폐로 쓰이며 귀히 여겨진 금속이다. 달과 관계가 있다고 믿은 고대 사람들은 은을 신성시 여겼으며 ‘금’ 다음가는 금속으로 여기곤 했다. 거기다 은에는 기본적인 살균효과가 있으며 미생물에게 치명적이라는 점 때문에 식기와 다기로도 많이 쓰였다. 

살균을 위한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은을 살균제 대용으로 썼다는 기록까지 있을 정도. 이처럼 오랫동안 다용도로 활용되었던 은이지만, 은을 세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과거에도 은 세공사들을 귀히 대접했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작업으로 은을 세공하려면 무수히 많은 인내와 세밀한 손기술이 필요합니다. 작품 한 점을 만들기까지 수만 번을 두드려야 하고, 열 차단 효과를 내기 위해 손잡이 부분을 절연시키는 작업도 필요해요. 보통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난해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손으로 은 세공을 하는 이른바 은 공예의 장인들도 보통은 용접과 시보리, 연마, 가래틀 중 한 두가지의 공정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그 외의 부분은 다른 전문 기술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동수 작가는 이 공정을 온전히 혼자 힘으로 모두 해내고 있다. 국내에 이 작업이 가능한 사람은 총 5명 정도. 여기에 세밀한 조각까지 넣을 수 있는 이는 이 작가가 유일하다. 

순결하면서도 은은한 은의 매력에 작은 화려함을 더한 작품들, 호평

40여 년 동안 ‘은’ 세공의 길을 걸어온 이 작가의 시작은 어떠했을까? 그는 젊은 시절, 선배 회사에 놀러 갔다가 보게 된 ‘은 세공’ 장면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제가 본 장면은 은을 망치로 두드리는 작업이었습니다.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단단해지고, 조금씩 모양이 변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어요. 보자마자 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길로 은 공장을 다니면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죠.” 

공장에서 시작한 그의 은 세공 인생은 수 많은 고민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자신의 작업실을 이동수의 ‘동(東)’과 부인, 주은숙의 ‘은(銀)’을 합쳐 동은공방이라 이름 붙인 이 작가는 1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작업장에 출근해 창작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순결하면서도 은은한 ‘은’ 특유의 매력에 작은 화려함이 더해진 것으로 유명하다. 주로 은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있지만, 금과 동으로도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어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게다가 그가 만드는 제품들은 얼핏 보아도 굉장히 고급스럽고 아름다워 예술품과 같은 느낌이 들지만, 모두 일상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것들이다. 식기, 다기를 주로 만드는 이 작가는 자신의 제품이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사용되지 않은 제품은 죽은 제품이라며 예술품보다는 생활용품으로 봐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은 공예’ 기술이 계속될 수 있도록, 후계 육성에 주력

한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을 받는 이 작가는 최근, 후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사실 금속 수공예는 빈말로도 쉽다고는 말하기 힘든, 완전한 전문분야다. 금속의 성질을 모두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복잡한 세공과정 하나 하나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도전하기조차 겁이 나는 분야다. 작업환경도 그리 쾌적한 편은 아니다. “대부분의 공방은 지하에 있습니다. 소음에 대한 걱정도 없고 공간 활용도 편하기 때문인데요. 지하다 보니까 공예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분진이 땀에 섞여 공기질이나 환경은 그리 좋지 않은 편입니다.” 

이 작가는 환경도 좋지 않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는 공예의 특성상 젊은이들이 쉽게 배우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과 같은 공예 장인들의 모습이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인생을 바친 ‘은 공예’의 맥이 끊기길 걱정하는 것이었다.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만족한 표정으로 재방문했을 때가 가장 보람차다는 이동수 작가. 그의 40여 년 이르는 기술과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하루빨리 그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나타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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