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이재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과 소통하는 성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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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이재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과 소통하는 성악가들'
  • 최원진 기자
  • 승인 2021.01.03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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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이재욱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이재욱

[포스트21 뉴스=최원진 기자] 전공자나 매니아가 아니라면 성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중음악보다는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악이라 하면 가곡과 오페라를 노래하는 음악의 한 장르 정도로만 생각되고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곡’은 우리의 옛 서정시에 곡을 붙인 노래로 듣기가 어렵진 않지만, 특별한 경축일이 아니고는 자주 들을 수 없다는 데 한계가 있다. ‘오페라’는 서양의 대서사극을 노래하는 일종의 고전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데, 클래식과 고전의 내용을 모르면 이해하기가 어려워 대중들에게 파고들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성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 안에만 머무르다 보니 TV나 유튜브, 온라인 공연 등을 통해 성악을 접하고 그 매력에 점차 빠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성악을 대중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애써온 성악가들의 노력도 담겨 있다. 국내외 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강혜정과 가곡과 오페라를 넘나드는 테너 이재욱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맑고 고운 음역으로 사랑받는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강혜정

 

소프라노 강혜정
소프라노 강혜정

미모의 소프라노로 알려진 강혜정, 그녀가 인기 있는 이유는 화려한 연기와 노래가 함께 어우러진 매력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표정을 보며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름답다 못해 매력적인 꾀꼬리를 연상케 된다. 강렬한 힘과 유연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나오는 깊이 있는 발성이 청아하고 호기롭다. 그녀가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는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강혜정을 “다채로우면서도 유연하고 달콤한 소프라노”라고 호평했다.

오페라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와 뮤지컬 같은 것

지난 한 해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문화 공연들이 취소돼, 예술인들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온 한 해였다. 이러한 가운데 강혜정은 KBS 열린음악회, 더 콘서트,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온라인 클래식 품격 콘서트 등에 출연하며 성악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성악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대중 속으로 친숙하게 스며들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어렵다고 인식된 클래식이 오히려 경쾌하고 다정하고 때로는 가슴을 울리는 인간적인 음악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나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클래식을 어렵다고 생각하세요. 클래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오페라는 더 어렵다고 생각하시고요. 그런데 사실 오페라는 재미있는 종합극이에요. 일종의 드라마와 뮤지컬 같은 거죠. 서양에서는 헨델, 슈베르트, 모차르트와 같은 명곡 위에 누구나 아는 고전의 가사를 붙여 노래하기 때문에 정말로 흥미진진한 공연이에요. 알면 알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분야가 바로 오페라이고, 성악이랍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공연에서 ‘패티’역으로 성악 알려

강혜정은 공연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성악이라는 장르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7년에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사랑, 인간성 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은 작품이다. 강혜정은 극 중에서 실존 인물인 전설의 소프라노 ‘패티’ 역할을 맡아 약 3분 30초간 열연했다.

소프라노 강혜정
소프라노 강혜정

이날 공연을 본 관객들은 강혜정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이후 실제로 팬이 되어 그녀의 공연장을 찾았다고 한다. 강혜정은 “이렇게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연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참여할 수 만 있다면 언제 어디든 지 성악을 대중화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뉴욕 케이 플레이 하우스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공주’ 역으로 데뷔한 강혜정은 이후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돈 빠스꽐레>, <라보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호프만의 이야기>, <사랑의 묘약>, <유쾌한 미망인>, <로미오와 줄리엣>,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등 수많은 공연에 참여했다.

2010년 테너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에서도 협연했고, 2011년 프랑스 콜마르에서 열린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공연, ‘Festival de Musique de Chambre(바흐 페스티벌)’에서도 열연했다. 2018년에는 모스크바 한-러 정상회담 기념으로 열린 ‘한-러 클래식 음악회’에 초청되기도 했다. 

‘시각 장애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던 공연 잊을 수 없어

데뷔 후 15년째 수많은 공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강혜정은 모든 공연이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지만, 특히 시각장애우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던 공연이 각별하게 남아있다며 그날을 회상했다.

“앙코르곡을 시작하면서 모든 조명이 꺼지고 연주가 시작됐는데, 그때 알았어요. 이분들은 늘 불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는 것을 요. 객석 여기저기서 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도 가슴이 참 먹먹했어요. 그때 그 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강혜정은 성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무작정 꿈을 좇기보다 그 꿈을 향해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계획하고 꾸준히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를 잡을 날이 올 것이다”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2020년은 전 국민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해였다”며 “코로나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는데,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올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새해 인사를 남겼다. 

2021년 다양한 활동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것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합창단을 시작으로 노래를 즐기게 됐다는 강혜정은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 후 곧바로 유학길에 올랐다. 뉴욕 매네스 음대 석사 및 최고 연주자 과정 전 학년을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뉴욕 ‘The Michael Sisca Opera Award’, 2014년 ‘서울 석세스 어워드 문화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계명대학교 음악공연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2021년에는 독창회와 듀오, 오페라 무대 등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혁신기업 ㈜MK글로리아와의 소중한 인연

테너 이재욱, MK그룹 장민기 회장,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이재욱, MK그룹 장민기 회장, 소프라노 강혜정

성악가 강혜정은 15년 지기인 성악가 이재욱의 소개로 인연을 갖게 된 경영컨설팅 전문기업 ㈜MK글로리아 장민기 회장과의 특별한 만남을 소개했다.

대기업들도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비인기 스포츠 분야의 유망주들 육성이나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면역력 강화 커피, 유산균, 물, 두부 상품 그리고 친환경 프리미엄 프렌차이즈 등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장 회장과의 인연은 유쾌함을 넘어 클래식 분야도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충분히 대중들에게,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다양한 업계에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MK글로리아 장민기 회장은 “코로나19로 공연, 음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대중문화와의 자연스러운 융합으로 새롭게 변모할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미디어 분야의 불황 극복을 위해 자회사 MK홀딩스에서 다년간 업력을 확보한 고유사업자산(방송, 음반제작, 엔터테인먼트)을 통해 대중음악과의 콜라보(Collaboration)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너 이재욱, 가곡의 대가 이수인 선생을 만나다

테너 이재욱
테너 이재욱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1980년대 어린아이들이 즐겨 불렀던 이 노래는 이수인 선생이 작사·작곡한 곡이다. 이 외에도 ‘앞으로 앞으로’, ‘별’, ‘고향의 노래’ 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곡들을 제조했다. 어린 시절 이 노래를 닳고 닳도록 불렀던 테너 이재욱에게 가곡의 대가 이수인 선생과의 첫 만남은 잊히지 않는 순간으로 남아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한 이재욱은 어느 야외에서 진행된 가곡 음악회에 초대돼 몇 곡의 가곡을 선보였다. 차례가 끝나고 대기실에 있는데, 한 노신사가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노래를 잘 들었다.”며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 

당황한 이재욱은 “혹시 누구신지….”하고 여쭈었더니, “나 이수인이요, 작곡하는….”이라고 답했다. 이재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늘 부르던 노래의 작곡가가 눈앞에 서 있는 것도 놀라운데 연락처까지 물어오는 것이다. 며칠 후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새 CD를 발간하는데,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갓 귀국한 새내기 테너였던 이재욱은 전화를 받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2006년 초 12곡이 수록된 첫 독집 앨범이 나왔다. 이것이 테너 이재욱의 데뷔 앨범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당시 작곡가들 사이에선 이수인 선생이 픽업한 신인 성악가가 누구인지 화제가 되었고 이후 많은 작곡가들이 이재욱을 찾아 지금까지도 한국 가곡과의 연을 이어오고 있다.

성악은 보컬의 기본…. 인생을 녹여 감동을 전할 것

이재욱은 성악뿐 아니라 뮤지컬, 크로스오버, 팝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추구한다. 음악의 본질은 결국 대중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성악은 목소리를 활용하는 모든 보컬의 기본이 되는 테크닉을 공부하기 때문에 어떤 장르도 소화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풍부한 성량, 고음의 테크닉, 극적인 표현력 등도 필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노래 가사에 내가 완전히 녹아들어 진심을 다해 부르는 것”이라며 “어떤 노래든 나의 추억과 인생을 녹여 부르면 관객들의 마음에 감동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페라에도 한류의 바람이 분다

최근 한국 가곡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K-오페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초연된 ‘이야기가 흐르는 가곡다방’은 이러한 흐름에 명중했다. 일제 강점 말기부터 6.25 즈음까지 역사 속의 가곡들을 스토리에 담아 연극인들과 합동으로 올렸다. 이재욱은 이 극에서 일제의 탄압 속에 예술가로서의 지조와 타협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고 번민하는 작곡가 ‘영수’을 맡았다. 

테너 이재욱
테너 이재욱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노래와 극이 어우러져 한층 더 흥미로웠다.”, “우리 가곡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다시 공연되면 좋겠다.”는 등 호평을 남겼다.

이재욱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잠시 해제된 시간에 간신히 올린 소중한 무대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공연이었다”며 “K-오페라로 한류는 물론이고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로 새로운 공연을 끊임없이 창조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아찔했던 순간…. 
위기를 기회로, 양질의 시스템 기대

이재욱은 이탈리아 유학 시절 밀라노의 ‘로제툼 극장’에서 공연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남자 주인공 ‘에드가르도’으로 데뷔했다. 이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원수 가문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다. 에르가르도가 연인인 루치아의 오빠와 칼로 결투를 하는 신인데, 이재욱이 무대로 급히 등장하던 중 칼집이 떨어져 칼을 차지 못하고 무대에 서게 됐다.

서로 칼을 뽑아 들고 겨눠야 하는 장면에서 망설이다 마침 소매 속에 숨겨 두었던 작은 단검이 생각나 그것을 꺼내 겨누었는데, 순간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관객이 보기에도 심각하고 긴박한 상황에 황당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이재욱은 “차라리 맨손으로 맞서는 게 더 멋져 보였을 텐데….”라며 공연이 끝나고 후회가 남았다고 한다.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애틋한 추억이 되었지만 말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이 줄어들어 아쉬움이 크지만 향후 발생할 팬데믹을 고려해 온라인 공연으로도 양질의 음질을 전달할 수 있는 음향 시스템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국위선양하며 문화외교 역할 해낼 것

2006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국립 오페라단은 싱가포르 오페라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한국의 테너 한 명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국립오페라단에서 당시 주연으로 출연중이었던 이재욱을 추천했고 이재욱은 싱가포르로 날아가 무대에 올랐다. 이후 공연을 관람했던 주변국 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것을 시작으로 중국 Guiyang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일본 삿뽀로 아사히야마 국제 음악제, 홍콩 시티 콘서트홀 아시아 3테너 콘서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심포니 홀 등 아시아 각국으로 초청되어 공연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해외 공연이 전무했지만, 이 상황이 끝나고 나면 다시 문화 외교를 통해 국위 선양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직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테너 이재욱은 한양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ORFEO’ 성악 아카데미를 이수했다. 국립 오페라단, 서울시 오페라단 등에서 다수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활동했고 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수원시향, KBS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다. 독일 ‘쾰른 필하모니 아우디토리움’에서 초청 독창회를 펼쳤고, 가곡 모음집으로 ‘테너 이재욱이 부르는 이수인 서정 가곡집’, ‘마음에 그리는 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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