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뮤직서커스 홍진욱] 굿 아이디어로 코로나19 극복하자

국가재난극복 플랫폼 일환으로 놀거리를 만들자

편집부 승인 2020.04.05 08:50 | 최종 수정 2020.04.05 08:54 의견 0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홍진욱(대표)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홍진욱(대표)

[포스트21=편집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세를 타면서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 시국에 마트에서 휴지와 식료품을 할인 판매하는 나라’라며 한국의 마트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영미권 국가의 마트에 가보면 식료품과 휴지 진열대가 텅텅 비어있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지만, 한국의 마트에서는 대부분 휴지와 식료품을 평소와 다르지 않게, 오히려 할인가격에 판매하는 매장도 볼 수 있다.

반면 마스크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마스크 수요가 폭등하면서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아프지 않은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런 흥미로운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각 나라 문화권별로 생활패턴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서양인들은 개별사정으로 병가를 활용하거나 재택근무 체계가 잘 확충되어있기 때문에 비상시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식료품과 휴지 등 일상용품이 중요하다.

반면, 공동체주의가 발달한 한국 및 아시아 국가들은 개별사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의 활동을 진행하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할 때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마스크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모여서 무언가를 같이 하는 ‘방’문화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함께 게임을 하는 PC방, 같이 노래 부르는 노래방, 심지어는 함께 목욕하는 찜질방도 있다.

‘방’ 문화는 참여한 구성원 간 교류를 통해 흥을 돋우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켜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에겐 낯설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었을 때 가장 걱정거리는 바로 이로부터 오는 사회적 피로감이다. 부족한 마스크는 신제품이 개발되고, 생산량을 늘리면 해결될 문제이지만, 사회적 피로감은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심각해진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현 정부와 지자체가 한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마스크 확보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장기화를 대비해 누적되고 있는 사회적 피로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에 ‘방’ 문화에 익숙해진 우리가 온라인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국가재난극복 집단지성 플랫폼 마련을 제안한다. 각 지자체별로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코로나 극복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온라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각 아이디어에 대해 투표하고 보완하면서 아이디어를 정교화한다. 이와 함께 사이버상 취미 및 지식공유, 온라인 음악회 등 비대면으로 놀거리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방’을 함께 운영하여 온라인 교류의 장을 만든다면, 코로나 19 관련 안전 공지 역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참여도와 추천수에 의거하여 적절한 보상까지 더해진다면 지역주민들의 재능기부가 활발해지고, 집단지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질병을 극복한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탄생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커피와 설탕물을 섞어 1000번 이상 힘들게 저어야 맛볼 수 있는 ‘달고나 커피’ 제조가 유행일 만큼, 잉여 에너지가 과도한 시국이다. 넘치는 한국인의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온라인에서 집단지성으로 실현함으로써 이 위기를 재치와 해학으로 넘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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