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 국가 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김민진 기자 승인 2020.04.25 08:03 | 최종 수정 2020.04.25 08:1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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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김민진 기자] 신체 건장한 남자라면 다들 어렸을 적 한 번쯤은 칼과 창을 휘두르는 상상을 해 봤을 것이다. 과거에 사람을 살상하는 수단이었던 무기술은 오늘날 신체와 마음을 단련하는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많은 무기술 중 한국을 대표하는 무예, 활쏘기가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된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며 무예인 활쏘기가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연유와 활쏘기의 간략한 역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활쏘기란?

활쏘기는 말 그대로 활을 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활은 아주 먼 고대부터 원거리에서 적을 살상하는 무기로 활용되어 왔다. 활은 만들기 쉽고, 다루는 방법을 배우기도 쉬워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나 주력 원거리 무기로 활약했다.

쇠뇌나 투창 같이 활의 단점을 보완하는 원거리 무기가 잠깐 등장한 적은 있지만, 활이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진 적은 한 번도 없을 만큼 원거리에서는 완벽한 무기였다.

하지만 화약을 소재로 하는 총이 등장한 이후에는 주력 무기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근대 이후에는 무기로서의 가치를 거의 상실하고 만다. 이후 활은 건강과 심신안정의 이유로 즐기는 운동의 일종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활을 주무기로 활용한 국가는 영국과 파르티아, 몽골, 흉노 등이 있으며, 한국 역시 활을 잘 다루는 국가로 유명하다. 

활의 민족, 한국의 활쏘기

활쏘기 자체는 전 세계의 많은 민족이 즐기는 활동이지만, 우리나라의 활쏘기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 맥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다는 데서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리 민족은 활을 다루는 방법뿐만 아니라 활을 만드는 법, 쏘는 법, 활을 쏠 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등 활과 관련된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가진 민족이다.

무용총 수렵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여러 기록에서도 한국은 활을 잘 쏘고 즐기는 민족으로 남아 있다. 신화나 전설에서도 활을 잘쏘는 주몽 같은 인물이 여럿 등장하고, 실제로도 각궁이나 애기살 등 중국, 일본에는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활 사용법을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한국은 활을 단순한 무기의 하나로 본 것이 아니라 활을 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예절, 활을 당길때의 마음가짐 등을 중요시 여겨 선비나 왕이 꼭 익혀야 할 덕목으로 지정해 놓기도 했다.

그래서 과거 군자로 이름난 선비나 왕들은 모두 활쏘기를 즐겼으며 잘 했다고 한다. 이런 역사 탓에 우리 민족은 활이 무기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이후에도 꾸준히 활의 명맥을 이어왔고, 1928년에는 전국체육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무형 문화재가 된 활쏘기. 더욱 아끼고 가꿔야

문화재청은 지난 4월 20일, 활쏘기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지만, 활쏘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체활동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유자나 보유단체 없는 국가 무형문화재는 아리랑,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가 있다. 모두 우리 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들. 활쏘기가 새로이 국가 무형문화재가 된 만큼 앞으로 더욱 아끼고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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