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온 정상의 셰프, 평양냉면 전문점 ‘양각도’ 윤선희 대표

남한에서 ‘한식대첩’ 고수되다

구원진 기자 승인 2021.06.22 09:3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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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도 윤선희 대표


[포스트21 뉴스=구원진 기자] 땡볕 더위를 시원하게 가셔줄 여름 음식을 꼽으라면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평양냉면 아닐까.감칠맛 나는 육수에 쫄깃쫄깃한 면발은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그만이다. 그런데 우리가 친근하게 먹고 있는 이러한 스타일의 평양냉면은 1920~1930년대의 냉면이라고 한다.

함경북도 함흥 출신으로 20년간 북한 국영식당 셰프로 일하다 2008년 남한으로 망명한, 평양냉면 전문점 ‘양각도’의 윤선희 대표는 “평양냉면의 육수 배합이 1900년대 초와는 많이 달라졌다”며 “양각도에서는 21c 평양에서 유행하는 옥류관 냉면의 육수 맛을 구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16년 tvN Olive 채널에서 방영한 요리 서바이벌 ‘한식대첩’ 시즌 3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한식대첩’ 시즌 3에서는 서울,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그리고 북한까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고수가 나와 요리 대결을 펼쳤다. 윤 대표는 여기서 21c 옥류관 맛을 내는 평양냉면으로 우승의 깃발을 거머쥐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어본 이들 중에서는 밋밋하다는 표현을 쓰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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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각도 평양냉면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한번 방문한 이들이 다시 찾는 곳으로 명성을 알릴 만큼, 양각도의 육수 맛은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하고 담백하다. 이 맛에 반하면 다시 또 이곳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메밀면에 아삭한 무와 배 그리고 부드러운 수육이 고명으로 얹어지는데, 면과 함께 먹는 고명의 맛도 일품이다.

끊이지 않는 고객의 발걸음에 서울 마포구 상암동 2호점 열어

북한 대동강에 있는 아름다운 섬에서 이름을 따온 ‘양각도’는 경기도 일산 백석동에 있는 본점에 이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2호점 문을 열었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코로나 시국에도 줄지 않는 손님들 덕분에 상암점까지 확장하게 됐다.

윤 대표는 “오픈 초기부터 미식가분들께서 찾아 주신 덕분에 웨이팅이 끊이지 않는 맛집으로 소문나게 됐다”며 “양각도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의 성원에 힘입어 2호점을 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몸은 바쁘지만,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양각도의 경영이념을 가슴에 새겨, 입이 행복하고 즐거워질 수 있는 최고의 음식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양각도의 경영이념은 ‘먹거리는 상품이 아니다. 입이 행복한, 음식다워야 함을 전하자!’ 였다. 양각도에서는 평양냉면 외에도 북한의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어복쟁반, 굴림만두, 평양 불고기, 장국밥 등도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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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복쟁반은 소고기를 부위별로 얇게 썰어 버섯, 미나리, 쑥갓 등을 양각도 만의 비법 소스에 곁들여 먹는 전골 음식이다. 감칠맛에 뒷맛이 깔끔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름이 재미난 굴림만두는 밀가루가 귀한 함경도 지방 대표 음식이다. 밀가루를 최소화하기 위해 얇게 한 겹으로 굴려 만들어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다.

윤 대표는 “양각도 메뉴들은 대부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 건강한 음식이다”며 “맛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가족과 단체 모임에 어울리는 맛과 멋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평양의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평양 초계탕, 대동강 숭어국, 평양 온반, 평양 내포탕, 평양 칼국수, 평양 초교탕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식을 통해 북한의 문화를 알리고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

윤 대표는 “북한의 지역별 대표 음식을 소개하는 장을 열고 싶다”며 “10개의 전문점이 한곳에 모인 북한 음식 타운을 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음식을 통해 북한의 문화를 경험하고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었다. “꿈은 이뤄지라고 꾸는 것”이라는 윤 대표는 “꿈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열심히 달려갈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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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그동안 북한 음식 전문가로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하는 북한의 음식 문화 체험 봉사 활동에 아무리 바빠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열정을 보여왔다. tvN 한식대첩 우승은 물론 국제 대회에서도 다양한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는 윤 대표는 회계전문대 졸업, 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한 인재로 북한에선 국영식당에서 근무했고, 한국에서는 평양 김치 사업도 펼치며 14년간 요식업에 몸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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