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삶의 일부보다는 전체를 보자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2.16 09:58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입니다. 아이들은 모든 직업에 ‘귀하고 천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지만, 조금만 더 성장하게 되면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대우를 받는 직업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직업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여기에서 말하는 ‘좋은 대우’라는 것의 대표적인 지표가 바로 ‘임금’입니다.

임금은 자신이 일한 것에 대해 받는 보상으로, 모든 직업에서 종사하는 분들이 일을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자신이 받는 임금일 것입니다. 물론 직업에 대해서 임금이 모든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복지나 근무 환경, 업무 강도, 향후 커리어 등 직업에 있어 고려해야하는 요소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임금은 가장 직접적으로 해당 직업이 받는 대우에 대해서 드러내는 지표인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임금을 많이 받는 직업은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임금을 적게 받는 직업은 비교적 사람들이 꺼려하는 직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많은 이들은 직업에 대해서 선호하는 직업과, 비선호하는 직업으로 구분 짓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들을 본다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현실적인 상황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독 업종 간 임금 격차가 큰 한국

업종 간 임금의 격차란 사실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각자 일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 일하는 업무의 강도,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3교대로 근무를 하는 직업의 경우 비교적 자신의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해야 하고, 매번 바뀌는 근무 환경으로 인해 건강에도 좋지 않고 업무 강도가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다른 직업에 비해 많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누가 보더라도 ‘저 직업은 돈을 많이 받을만 하다’라고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오히려 더 쉽게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번다고 여겨지는 직업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차 불만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업종 간 임금격차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편이기 때문에 임금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EU 모두 금융보험업이나 전문서비스, 정보통신업은 고임금 업종이지만 숙박/음식점 업종은 저임금 업종에 속하는 등 모든 국가에서 직업별 임금 수준은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금융보험업에서 EU보다는 6.7%, 일본보다는 무려 53.4%나 임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EU나 일본보다 더 낮게 형성되며 임금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임금 격차가 우리나라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임금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점차 저임금에 속하는 직업을 갖는 것을 꺼려하고, 고임금에 속하는 직업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직업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금융업에서 종사하는 이들은 금융 서비스를 위해, 음식점이나 숙박업소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저임금에 속하는 직업군에서는 종사하는 이들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불편함은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업종 간 임금 격차 문제는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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