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송강호, 한국인 최초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김민진 기자 승인 2022.06.19 09:16 의견 0
사진 배우 송강호 인스타그램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지난 5월 28일.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더불어 박찬욱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성과를 자세히 살펴봤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칸 국제영화제

칸 국제영화제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 중 하나다. 매년 5월, 프랑스 동남부의 도시인 칸에서 약 12일 동안 진행되는 영화제로 다른 두 영화제에 비해 역사는 조금 얕을지 모르지만 영화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단연 제일이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작품상이 뛰어난 영화 중 하나라는 증명이기도 하고, 단순히 칸에 초청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질적인 평가가 한 단계 높아지기도 한다.

사진 배우 송강호 인스타그램

그만큼 영화의 질적인 측면을 평가하는 데 치중하는 영화제이기도 하다. 워낙 국제적인 위상이 뛰어난 영화제이다 보니 많은 배우들의 꿈이 칸 입성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전 세계 모든 영화인들의 꿈과 같은 이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28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출연작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프랑스어로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감독과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배두나, 이주영 씨에게 깊은 감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송강호는 2006년 ‘괴물’로 칸에 입성했고, 이후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으로 칸에 초청받은 바 있다. 이번 ‘브로커’ 영화로 총 7번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송강호는 국내 배우 중 칸 경쟁 부문 최다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 ‘브로커’로 칸 초청

‘브로커’는 세계적인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촬영하고 연출한 영화다. 송강호는 물론이고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이 참여해 제작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은 영화다. 다소 과격한 액션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지만, 영화는 따뜻하고 감동이 넘치는 가족 드라마로 우연히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로 인해 만나게 된 이들이 관계를 이어나가며 특별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사진 배우 송강호 인스타그램

6월 8일 국내 개봉되기 이전에 171개국에 선판매 되었으며 각종 영화 언론들에서 호평을 받았다. “인간 본성에 대한 아낌없는 믿음의 너그러움을 드러낸다”, “칸 프리미어 상영작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놀라운 영화다” 등 인간 내면의 순수하고 도덕적인 관념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간 ‘환상의 빛’,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어느 가족’ 등 걸출한 영화를 다수 연출한 세계적 거장으로 소외된 삶이나 가족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다. 빈곤, 아동 학대처럼 쉽게 외면하기 쉬운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감독으로 그 과정에서 쓸쓸하고 서늘하면서도 밝은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영화를 다수 제작한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수상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과 함께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또 다른 한국의 영화 인재,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주목받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이라는 자신의 11번째 장편 영화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헤어질 결심’은 감독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 이후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 수상이다.

‘헤어질 결심’은 탕웨이, 박해일 주연의 멜로, 스릴러 영화로 산에서 추락한 남자의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와 사망자의 아내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다룬 영화다. 한국에서는 6월 29일 개봉해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으로 칸 트로피를 거머쥔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19로 인류가 국경에 담을 쌓아올리기도 했지만, 인류는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했다”며 “극장에 관객이 들어오는 당연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박찬욱과 송강호는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는 물론,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을 함께 작업한 바 있다. 한국 영화계의 걸출한 두 거장이 나란히 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과거 세계 영화계 입장에서는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가 이제는 자신만의 시선과 특징을 가진 주류 콘텐츠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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