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컨텐츠’ 인기에서 알 수 있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현주소

8282 문화가 주는 한국산업의 발전 속도는 긍정, 반대로 부작용도 존재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9.10 16:33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미가 급하다’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빨리 빨리 재촉하는 경우가 많고, 몇몇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82(빨리)의 민족이라고 말할 정도로 성미가 급한 민족이죠. 택배를 주문하면 당일에 배송이 되는 나라, 어느 장소에서 음식을 주문해도 1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나라는 전세계를 뒤져보아도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찾기 어렵다는 점을 본다면 정말 빠른 것을 추구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빠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그만큼 바쁘게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빠른 배송을 위해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택배기사들, 빨리 배달하기 위해 마치 곡예를 하는 듯 운전하는 배달기사들을 보면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바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잠시 쉬어갈 틈도 없는 현실이 투영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빨리 빨리를 재촉하는 우리는 흔히 스낵컬쳐라고 불리는 몇분 정도의 영상을 볼 시간조차 부족한 삶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쇼츠컨텐츠의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쇼츠컨텐츠’는 스낵컬쳐 이상으로 짧은 컨텐츠들을 뜻합니다.

틱톡을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통해서도 최근 수많은 쇼츠컨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고 길어봐야 1분 내외의 영상들을 보며 우리는 잠시 한눈을 팔고, 짧은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스낵컬쳐가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긴 시간의 영상을 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쉽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컬쳐 트렌드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쇼츠컨텐츠가 유행하는 이 상황을 두고 보았을 때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상황입니다.

빠른 것도 좋지만 멈춰야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아쉬운 이 순간

쇼츠컨텐츠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성향이 짧고 강렬한 것들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라고 보는 관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소비자들은 영상 컨텐츠에 대해서 오랜 시간 시청해야 하는 것보다는 간단하게 시청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컨텐츠 트렌드에도 반영되어 전체적으로 점차 짧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트렌드는 곧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의 삶이 느긋하게 무엇인가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죠. 그리고 그런 바쁜 삶은 우리를 점차 지치게 하고 병들어가게 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집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 시간들은 우리에게 수많은 것들을 잃게 하였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다시 상기시켜준 사실들도 여러가지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던 이들에게 같이 집 안에서 시간을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게임을 하거나 티타임을 갖는 등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였죠. 점점 빨라지고 점점 짧아져 가는 쇼츠컨텐츠는 우리에게 더욱 강렬하고 자극적인 재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잊어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천천히, 어떤 한가지에 느긋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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