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그 자체가 된 남자 실베스타 스텔론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9.19 07:05 의견 0
사진 실베스타 스텔론 인스타그램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지금 세대들에게 근육남, 혹은 근육질의 헐리우드 스타를 물어보면 대부분이 드웨인 존슨을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들에게 마초 남성 스타를 물어보면 꼭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실베스터 스텔론이다. 람보 시리즈와 록키 시리즈로 잘 알려진 대세 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은 올해로 76세가 된다.

남부럽지 않은 성공적인 배우 인생을 걸어온 것으로만 보이는 인물이지만, 사실 그의 인생 여정은 상실과 아픔으로 뒤덮여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이제는 황혼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그의 인생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실베스터 스텔론은 이탈리아계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아기가 태어날 때 병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집안형편이 어려웠고, 공공 의료시설에서 실베스터 스텔론을 낳았다. 태어날 때 초보 의사의 의료사고로 얼굴 신경 일부가 망가진 그는 어릴 때부터 배우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장애와 안면신경마비를 앓아야 했다.

그럼에도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실베스터 스텔론은 끊임없는 노력 끝에 배우로 데뷔하는 데 성공한다. 무명 단역 영화배우였던 그는 무하마드 알리와 척 웨프너의 경기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각본을 쓰게 되는데, 이 각본이 바로 록키였다.

사진 실베스타 스텔론 인스타그램

수년간 떠돌아 다닌 그의 시나리오는 마침내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사의 선택을 받았고, 실베스터 스텔론은 자신이 제작한 시나리오의 주연을 맡아 엄청난 성공을 이루게 된다. <록키>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이후 월남전 참전 이후 PTSD를 겪는 퇴역 군인을 주제로 한 <람보>를 찍으며 명실상부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록키>와 <람보>를 시리즈로 제작하며 상승가도를 달린 실베스터 스텔론이지만, 그의 개인사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1974년 배우 사샤 씨잭과 결혼했으나 10여년 만에 이혼했고, 같은 해에 17살의 어린 브리짓 닐슨과 결혼했으나, 2년 후에 이혼하고 말았다.

몇 차례 결혼과 이혼, 첫째 아들 세이지 스탤론은 36세 나이로 세상 떠나기도

마지막 제니퍼 플라빈과 1997년에 결혼해 25년 넘게 금슬을 다져왔지만, 지난 8월, 그녀와도 결국 파경을 맞이하고 말았다. 자식들도 건강하지만은 않았다. 첫째 아들 세이지 스탤론은 2012년에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록키5>에 출연하기도 한 또다른 아들, 시어저는 어린 시절 자폐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플라빈과 낳은 3자매 중 한 명인 소피아는 어릴 때부터 심장 문제를 겪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예술가는 자신이 창작한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했던가.

사진 실베스타 스텔론 인스타그램

실베스타 스텔론이 연기한 록키나 람보. 모두 완전무결한 캐릭터는 아니다. 록키는 필라델피아 뒷골목을 전전하는 4회전짜리 복서에 불과했고, 람보는 베트남 전쟁의 PTSD를 겪고 있는 퇴역 군인이다. 그럼에도 이들 캐릭터가 미국인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은 결국 자신의 단점과 주변의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고 끝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나가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록키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록키 발보아>를 통해 결점 많은 인간이 어떻게 인생을 대해야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렇게 순탄하기만 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실베스터 스텔론의 인생 여정을 돌아보면 그가 직접 각본을 쓴 <록키>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록키처럼 어떤 어려움과 슬픔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세상을 향해 주먹을 들어올린 실베스터 스텔론. 이제는 황혼기에 접어든 그의 마지막 인생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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