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에 우는 상장사 직원들

이근영 기자 승인 2022.10.19 13:09 의견 0

[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보통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들에 대해서 부러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현재 가치는 물론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 보장을 받았다는 것이고, 그 경우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면 직원들은 월급으로는 벌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IPO 대어로 손꼽히는 기업들이 상장할 때마다 뉴스 기사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직원 한 명당 평균 어느 정도의 주식을 매수하였는지 그리고 주식의 상승세에 따라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특히 수많은 기업들이 IPO를 준비하고 코스피 3,000을 돌파하는 상황 속에서 따상, 따따상을 기록하는 분위기와 함께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혀 반대의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함께 매일 하락하는 증시 상황 속에서 우리사주제도 등을 활용하여 많은 돈을 대출 받아 상장하는 자신의 회사 주식을 구매한 직원들에게 암담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상장 후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이 재직 중인 회사 역시 그렇게 성공 신화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직원들이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많게는 수억 원까지의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한 경우가 많았고, 그들 대부분이 현재 폭락하는 주가 속에서 물려 있는 상황입니다.

직원들의 업무와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이에 해당 되는데, 올해 70% 이상의 주가 하락을 기록한 회사들의 경우 직원들 대부분이 매달 대출 이자를 갚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물론 주가가 더욱 하락하게 될 경우 난감한 위기에까지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자신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으로, 혹은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까지 자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의 경우 퇴직을 하면 당장 대출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사내 직원들의 분위기가 이렇게 암담한 상황 속에서 회사는 별다른 구제 방안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증시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일할 기운도 나지 않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는 결국 투자 결정은 본인이 한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 역시 본인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앞으로 침몰할 배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싶을까요? 주식을 소유한 순간부터 자신 역시 주주라는 마음으로 회사의 성장을 바라고 더욱 열심히 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다양한 악재들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지도 모릅니다. 회사를 믿은 직원들이 최소한 자신들의 업무와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이 구제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직원들은 점차 일할 동기를 잃어가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회사의 위기 극복이 아닌, 끝없이 추락하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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