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을 해소하려면 돌봄 서비스의 활용부터

김지연 기자 승인 2022.12.21 18:48 의견 0

[포스트 21 뉴스 = 김지연 기자] 우리나라는 나날이 출산율이 낮아져 가고 있습니다. 인구 절벽에 내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결혼하는 것을 포기하고, 어렵게 결혼한 뒤에도 비출산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개인적인 삶을 위해서 결혼과 아이를 포기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비혼이나 비출산을 선언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결혼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것도, 집을 사는 것도 불가능한 현실에 아이를 내팽개치는 것이 미안할 것 같다는 걱정에서 비출산을 선언합니다.

다행히 부모님께서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예비 부부가 모아둔 돈이 어느 정도 있어서 전세, 혹은 자가를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사정은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산을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할 건 아닙니다. 아이를 낳게 된다면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제 활동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맞벌이로 간신히 유지하던 경제적 풍요가 무너질 수도 있죠. 아이가 클수록 맞벌이 부부 중 한 명이 아예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출산이나 결혼을 위해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충분한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재벌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달 급여를 타서 생활을 해야 하는데, 매달 버는 돈보다 사용해야 하는 돈이 많다면, 가정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겠죠.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상황이 이러한데, 아이가 더욱 자라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결국 육아를 위해 퇴직을 했던 아내나 남편이 맞벌이를 위해 다시 직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죠.

비출산을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 맞벌이

문제는 이렇게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육아가 어렵다는 겁니다. 아이가 혼자 집에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자라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수 있는 정도. 즉, 5~6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5~6년을 아이만 케어하던 사람이 다시 맞벌이를 하기 위해 사회로 나오면 이미 경력이 단절되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육아를 하면서 커리어에 최소한의 공백만 생기도록 스케줄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게 쉬울 리가 없죠.

어렵게 맞벌이를 시작한다고 해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가 모두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의 유무입니다. 영유아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있다고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게다가 요즘 어린이집은 신청자들이 너무 많아서 예비 순번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죠. 그렇다고 친정이나 시부모님께 부탁을 드리고자 하더라도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부부들을 위해서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돌봄 시스템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직장이 일정 규모 이상이라면 필수 복지로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게끔 함으로써 직원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죠. 만약 이런 대체 방법들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출산을 계속해서 피할 것이고, 이는 곧 인구 절벽 상황을 더욱 가속시킴으로써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직접 돌보고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려면 부모가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아이 돌봄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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