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카페, 애매한 정체성 사회적 이슈

이근영 기자 승인 2023.03.05 13:55 의견 0

[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여러분들은 혹시 최근에 룸카페라는 곳에 방문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룸카페는 룸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 카페를 뜻하는 곳으로 일반적으로 카페와는 달리 좀 더 개인적인 공간들이 제공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룸카페는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닌, 예전부터 있어 왔던 곳입니다. 하지만 룸카페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룸카페가 최근 들어서 애매한 정체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카페라고 하면 커피나 디저트 등을 즐기러 방문하는 장소로 같이 방문한 이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커피를 즐기면서 독서를 즐기거나, 과제를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입니다. 또한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에는 별도의 회의실이 존재하며 그곳에서 고객사와의 미팅을 진행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룸카페는 이와는 좀 다른 정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룸카페들을 보면 각각의 룸에 침대나 소파 등이 놓여 있어 마치 이곳이 카페인지, 아니면 숙박업소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형태의 장소가 많습니다. 원래의 목적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연인과 함께 편안하게 커피나 디저트 등을 즐기다가 갈 수 있는 장소를 지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외부로 노출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숙박업소와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룸카페를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목적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룸카페의 애매한 정체성은 ‘청소년 모텔’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모텔과 같은 숙박업소의 경우 성인인지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되고 있으나 룸카페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그냥 커피를 마시기 위한 공간일 뿐 성인들만 방문이 가능한 공간은 아닙니다.

이런 허점을 이용하여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룸카페에 방문하여 밀폐되어 있는 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오랜 시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인지, 최근에는 룸카페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이 사용하지 못하게끔 하거나, ‘19세 이상만 사용 가능하다’라는 등의 안내 팻말을 붙여놓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신분증을 검사하지도 않고 손님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합동 단속 나설 예정

대부분의 룸카페들이, 학교나 학원 인근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애초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운영 목적을 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유해 업소에 대해서 지정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시키고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룸카페의 이런 애매한 정체성은 경찰 측에서 유해업소들을 관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있습니다.

룸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찾아오는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런 상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합니다. 기존에 있는 숙박업소들에 대해서 왜 19세 미만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지, 보호자와 함께 방문하게끔 허용하고 있고 별도로 업소에 대해서 신고하게끔 되어 있는지 그 의미에 대해서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룸카페는 기존에 신고 및 허가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간 임대업이나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별다른 단속을 받지 않았지만 이런 변종 룸카페들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정부 및 지자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합동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단속이 정기적으로 이어져야만, 잘못된 정체성을 지닌 업체들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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