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같은 어른들, 피터 팬 네버랜드 신드롬

최현종 기자 승인 2023.05.23 15:30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어려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싫어하는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나이가 들수록 칭찬이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조금이라도 더 어리게, 더욱 젊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피부 관리에 돈을 쓰거나, 젊어 보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들과 더불어 의학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을 더욱 오랜 기간 젊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고,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애주기 역시 구조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50대만 넘어서도 인생의 황혼에 다가간다고 여겨졌다. 평생 다니던 직장을 슬슬 은퇴하고, 노후를 보내면서 이제 저물어 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있어 50대는 새로운 출발도 가능한 나이이다. 자신의 인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보기 위해 졸혼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고, 수십년간 몸담아 오던 직장에서 나와서 새롭게 창업을 하며 제 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50대라는 나이는 인생이 저물어갈 시기가 아닌, 이제 전체 인생의 절반의 문턱을 넘어서는 시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떠오르고 있는 트렌드 용어가 있으니 바로 네버랜드 신드롬이다.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사는 피터팬과 그 친구들이 사는 곳인 네버랜드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 용어는 마치 ‘네버랜드의 주민들처럼 영원히 나이가 들지 않겠다’, ‘더 어리게 살고 싶다’라는 소망이 가득한 공간을 뜻한다.

세대를 초월한 동심의 세계,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밝게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어려보이고 싶어 하고, 어리게 살고 싶어 한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 째는 바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키덜트라고 불리는 소비자들처럼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관심을 갖거나 공주님 세트, 인형놀이 세트 등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며 마치 아이들과 같은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나이가 드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나이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된다.

만약 30대의 성인이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보통 ‘나이 값을 못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나이 값’이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30대라고 해서 꼭 그 나이처럼 살아야될 필요는 없다, 능력만 있다면 본인의 나이보다 더 많은 사람보다 연륜과 능력을 갖출 수도 있고, 반대로 나이가 많더라도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동심을 가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처럼 재미있게 노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을 위한 컨텐츠, 어른들을 위한 컨텐츠가 구분되어 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어른들 역시 아이들처럼 즐거움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앞서 말한 키덜트가 급증하는 현상으로도 유추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네버랜드 신드롬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점점 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어린아이로만 가득찬 사회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하는 상황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흥미나 즐거움에만 집중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포기하는 생활 패턴이 자리잡기 시작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네버랜드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나라’라기 보단,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나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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