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천···. 손님은 왕인가? ‘한 사람의 아들, 딸’, ‘직원에게 폭언이나 욕설은 삼가해 달라’ 메시지 씁쓸

최현종 기자 승인 2023.05.25 10:42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창업을 하거나, 고객들을 응대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흔하게 들어봤을 말이 바로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다.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을 만족시켜야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는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고객들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자신의 가족이 먹고 산다는 점에서, 고객님들은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발생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직군에 대해서 소위 말하는 ‘갑질’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폭언이나 욕설, 심지어는 폭력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자신이 고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당한 행동을 하거나, 클레임을 걸어 매장의 이미지를 하락시키는 등 소상공인들의 생업을 위태롭게 만드는 이들까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이들이 늘어나자 기업들 역시 더 이상 손님을 왕처럼 대우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흔히 말하는 손’님’과 손’놈’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이다. 고객센터로 전화할 때마다 들려오는 ‘직원에 대한 폭언이나 욕설은 삼가달라’는 안내멘트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진상을 부리는지 유추해볼 수 있을 정도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입고 있는 ‘한 사람의 아들, 딸’이라는 문구는 사회 곳곳에서 손님이라는 이유로 갑질을 행사하는 이들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의 숫자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는 기업 뿐만 아니라 관공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뉴스 기사들을 보면 민원인을 대상으로 응대하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폭력이나 폭언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블랙컨슈머, 강력 대응 나선 기업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이들 중 민원인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서 퇴직을 결심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이니 왕 노릇을 하는 손님들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손님들에게 강경한 대처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이다. 결국 손님들이 없다면 기업이 유지되고 운영될 수 없고, 직원들 역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손님은 왕 같은 존재로 불변이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적정 선에서 기업과 직원들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손님들에게 정중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블랙컨슈머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함으로써 함부로 행동하는 고객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고객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동시에 직원들을 존중하는 고객들에게는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과 고객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물론 이 당연한 답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손님들이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일을 그만 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말도 안되는 리뷰 테러를 당해 생업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이들 역시 있을 것이다.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블랙컨슈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들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이 ‘그래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래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이슈화 시키고, 확실한 모범 사례를 만들어 놓음으로써 왕 노릇을 하려는 손님들에게 언제든지 그 행동으로 인한 책임을 본인이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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