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전관예우라는 말이 있다. 이전에 해당 직무를 수행하던 이가 은퇴하거나, 다른 곳에 가서 일을하게 되었을 때 그에게 예우를 해주는 것을 뜻한다. 다만, 요즘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관예우의 의미와 한계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 전관예우는 관공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며,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한 특혜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아무래도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보다는 이전에 같은 곳에서 일했던 사람, 나의 선배가 되는 사람에게 더욱 마음이 기우는 것이 사실이고 그러다 보니 그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되고, 특혜를 받게 된다. 이런 전관예우를 금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조항들을 만들어 특혜를 주는 것을 방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다.
입찰을 준비할 때부터 이미 입찰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알고 있는 곳과,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곳의 차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각종 감사기관들이 정기적으로 감찰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주고 받는 모든 메시지들을 감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전관예우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런 전관예우는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시키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같은 가격이라면 더욱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곳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전관예우로 인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하게 되기에 가격도 더욱 저렴하고, 기술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조건들로 인해서 입찰에서 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게 입찰을 따낸 업체들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하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전관예우로 특혜를 받아 쉽게 이익을 쟁취한 이들의 욕심은 그치지 않고, 그들 역시 다른 이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 하나 둘 사리사욕을 챙기기 시작한다.
건설 분야에서 드러난 전관예우의 부정적 영향
이런 전관예우의 폐해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사례가 최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건설 문제이다. LH 출신들이 일하고 있는 건설, 시공업체에 특혜를 주고, 그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다 보니 철근을 빼먹거나 건축자재를 빼돌려서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부실한 아파트들이 전국 곳곳에 건설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공사 현장에서는 갑자기 건물이 붕괴되며 사망하는 근로자들이 발생하였고, 수많은 주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언제 저렇게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며 살게 되었다. 만약 전관예우 없이 공정하게 입찰을 하고 경쟁을 했다면 그리고 그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규정대로 철저히 이루어졌다면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을까?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었겠지만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발생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자신의 배를 불리고자 다른 이들에게 가야할 것을 빼앗는 것이 당연한 그런 사회 말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관예우로 혜택을 받고 있는 이들은 없는지 모든 사업에 대해서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 그리고 문제가 발견된다면 이를 뿌리 뽑기 위해 엄중히 처벌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욱 병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