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 중 한가지가 바로 영화관람이었다. 영화를 보는 것은 그렇게 많은 부담이 발생하는 취미는 아니었고, 수많은 장르들의 영화들 중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이 한두가지 정도는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국민 취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처럼 밀집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제한되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그 사이에 OTT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였고 소비자들은 굳이 극장까지 방문해서 많은 비용을 주고 영화를 보기 보다는 집에서 편하게 그리고 코로나 감염에 대한 걱정할 필요 없이 자신이 보고 싶은 컨텐츠를 보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는 곧 조용해진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물론 집에서는 충분한 사운드와 영상미를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OTT 플랫폼이 완벽하게 영화관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불황으로 인해 조금씩 올리다 보니 어느 새 부담스러워진 영화티켓 값을 비롯해서, 어느 순간부터 특별한 가치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비슷비슷한 영화 작품들은 관객들을 실망시키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취미를 갖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의 숫자는 크게 감소하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팝콘이나 음료를 즐기는 것이 자유로워진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영화 티켓 파워는 수년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물론 이는 한두가지 원인으로만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빛나는 화면 뒤의 어둠···. 극장 산업의 위기와 혁신

앞서 말한 영화 티켓값의 인상, 영화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의 증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영화작품 숫자의 감소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너무 실망시킨 결과라고 생각된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고 즐기는 것 그리고 영화관을 방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즐거움 등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니즈와는 상관 없이 몇몇 기업들은 영화관 건물에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영화와는 전혀 상관 없는 분야에 투자를 하였고, 점차 소비자들은 굳이 영화관까지 발걸음을 옮길 이유가 사라지게 되었다. 조용해진 극장가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영화티켓 비용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좋은 영화 작품들이 많이 제작되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극장을 운영하는 기업 자체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 극장에 왔을 때 영화관람 외에도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해줌으로써 소비자들이 집에서 OTT 플랫폼을 통해 컨텐츠를 즐기는 것과 극장에 방문해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것에 실패하게 된다면 영화 관람을 위해 밖으로 나오는 이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고, 이는 곧 영화관 인프라 투자 비용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져 계속해서 영화관 상황이 열악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