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우리 사회는 현재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가구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만약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낳는 것은 포기한, 이른바 ‘딩크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딩크족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누군가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본인들의 행복만을 추구한다, 사회를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점에서 이기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딩크족들이 왜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그들의 선택을 이해한다.
사실 딩크족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이유로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들의 삶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육아를 위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딩크족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이 선택에 대해서는 다소 자기중심적일 수는 있겠지만 비난할 수는 없다.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더욱 행복한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아이를 낳고 책임감 없이 방치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아이를 낳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경우 자신들이 직접 사회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버겁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아이를 낳게 되었을 때 과연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능력이 자신에게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 역시 월세에서 벗어나 전세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이 언제쯤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게 되고, 출산 이후 아내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게 되어 외벌이가 된다면 수입이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아이 낳기 vs 현실적인 가족 계획, 딩크족의 고민과 선택
그런 상황에서도 현실을 외면하고 무작정 아이를 낳게 된다면 이에 대해서 누가 과연 책임져줄 것인가? 이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답은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더라도 우리 사회는 특별한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집을 구매할 때 대출 기준에서 ‘결혼 패널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실상과는 떨어진 대출 조건만이 신혼부부의 앞을 기다리고 있다. 안그래도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립하지 못한 신혼부부가 아이까지 낳게 된다면 그나마 이어가고 있던 생활이 지속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고민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하고, 두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즉, 딩크족에게 있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을 보며 아이를 낳지 않고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이런 고민을 하는 젊은 부부들을 보며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든 다 키울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당신네들은 이보다 더 살기 힘든 시절에도 아이를 낳고 양육해왔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너무나도 다르다.
다른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사주면서 가족이 같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SNS를 통해서 보고 있으면서, 자신의 아이에게는 항상 돈을 아끼느라 다른 곳에서 얻어온 옷을 입히고, 비좁은 집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딩크족은 아이를 싫어해서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낳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