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거품이었나?

최현종 기자 승인 2023.10.24 19:09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메타버스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미래를 대표하는 혁신기술로 자리잡았다. 주식 시장에서도 메타버스가 연관되어 있는 기업들은 빠르게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앞으로 우리는 메타버스의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현재 메타버스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대부분이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일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해 거창하게 소개하던 것들과 비교했을 때, 과연 이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다. 심지어 메타버스 기업이 만들어 낸 새로운 가상세계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기존에 있던 온라인 게임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회사 임직원들이 모여서 송년회를 하거나, 신입사원들의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그 때 당시 실제로 메타버스를 이용해본 이들은 상당히 실망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술이 아직 발전하지 않아서인지 그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메타버스는 컴퓨터 모니터 안에 존재하는, 실제 공간을 본떠서 만들어 놓은 듯 게임 화면 그래픽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곳에서 키보드로 자신의 캐릭터를 움직이고, 채팅을 하는 것은 20년 전에 즐기던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메타버스 기술이 발전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AR/VR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되기 시작한다면 정말 새로운 가상 세계,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메타버스의 미래, 빛과 그림자

그리고 네이버의 제페토를 비롯하여 메타버스를 활용한 플랫폼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면서 그 기대는 커져가기 시작하였고 메타버스와 연관된 기업들 역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년간의 시간이 지났고, 메타버스는 시장이 기대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여전히 매우 적고, 기존에 시범 삼아 테스트되고 있던 분야에서도 점차 외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메타버스 분야에 투자하고 있던 이들 역시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는 거품이었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메타버스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숫자는 적지 않다. 가상 세계에서 현실과 마찬가지의 컨디션으로 자동차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할 수도 있고, 다양한 전시 작품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는 등 메타버스라는 기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든지 다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주목을 받고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이 식어버리게 된다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사라지고, 그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재들의 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메타버스에 대한 발전 속도가 더욱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메타버스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 메타버스가 기술적 전환점을 맞이하여 시장의 관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될지, 아니면 여전히 시장의 외면을 당한 채 점차 잊혀지게 되는 비운의 기술이 될 것인지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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