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포장, 종이 빨대와 텀블러의 실험적 고민

최현종 기자 승인 2023.11.22 06:48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요즘 주변에서 친환경을 위한 제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종이 빨대를 비롯해서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나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는 가게들처럼 말이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지속 가능을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가 친환경을 위한 시대의 흐름에 따르고 있다.

하지만 간혹, 이런 친환경을 위한 움직임이 정말 환경을 위한 일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카페에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종이 빨대의 경우에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종이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종이 빨대 특유의 성질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일정 시간 사용하다 보면 물기를 머금어 눅눅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빨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되어서 종이 빨대를 추가로 다시 받아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경우 플라스틱을 아끼겠다는 이유로 오히려 종이를 더욱 많이 사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게 사용되는 종이 빨대가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모르겠지만, 종이빨대 중에서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일부이고, 보존처리부터 코팅처리 등 다양한 마감 처리를 해야만 빨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종이 빨대를 생산하고 사용하게끔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환경에 더욱 좋은 일인지는 알 수 없다.

텀블러와 종이 빨대, 환경 보호의 궁금증

오히려 종이 사용량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나무를 더욱 많이 베어야만 하고, 결과적으로는 환경을 파괴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텀블러 사용을 들 수 있다. 종이컵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카페들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텀블러를 사용하려면 매번 사용할 때마다 텀블러를 깨끗하게 세척하기 위해서 물과 세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텀블러를 세척할 때 사용되는 세제가 모두 친환경 세제가 아니라면 결과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함으로써 수질오염을 유발시키고, 물 사용량을 더욱 증가시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다양한 의문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는 현재, 사람들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이라는 포장지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다.

혹시 위장되어 있는 친환경 행보는 아닌지, 자신은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감소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정확하게 연구를 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들 중에서 상당수는 오히려 하지 않는 것만 못한 행위들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진정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면 겉으로 보이기에 좋아 보이는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검증되어 있는 방법인지 확인하고, 자신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환경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그냥 기업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것에 공조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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