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와 기업 간 ‘연결고리’ 부재··· 취업 시장의 모순

김지연 기자 승인 2023.11.26 06:29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현재 우리는 매우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한참을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고 있다. 반대로 상당수의 기업들은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올린 채용 공고에 지원하지 않아 항상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고, 사람을 구하고 있는 자리도 많은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

이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취준생과 기업의 동상이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높은 연봉, 좋은 처우, 사회적으로 좋은 인식의 기업들은 일손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다. 하지만 현존하는 기업들 중에서 모두가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의 숫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사람들이 이름도 모르는 기업,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들의 경우에는 구직자들이 원하는 모든 조건들을 충족시켜주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매출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환경의 사무실, 다양한 종류의 복지 제도, 높은 수준의 임금을 제공해줄 수 없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에 최대한 맞춰줄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을 것이다.

기왕이면 몸이 편한 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일 말이다. 그리고 이런 조건에 해당되는 곳은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기업 극소수 뿐이다. 결국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특정 소수의 기업에만 몰리게 되고 그 외의 기업들은 외면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취업의 미로에서 벗어나기, 구직자와 기업을 위한 협력의 길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다. 구직자들은 보는 눈을 조금만 낮추면 되고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기업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조금이라도 더 맞춰주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그 간단한 문제해결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같은 시간을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고, 같은 시간을 임금을 주고 일을 시킨다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한의 산출물을 얻고 싶어하는 것 역시 어떤 기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로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구직자도 넘쳐나고, 일할 사람을 찾는 기업도 넘쳐나는 모순된 상황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 상황이 이어질수록 기업들은 매출이 저조해지고 점차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점점 더 안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구직자들 역시 점점 낮아지는 처우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구직자와 기업들 서로의 합의만을 바라게 된다면 영영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를 알고 있기에 국가 차원에서도 구직자들에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함께 청년들을 위한 지원금을 마련하고, 채용 지원금을 통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그런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더라도 대기업이나 특정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수많은 구직자들은 여전히 그쪽에서 눈을 돌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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