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설 변호사, 2023년 강간·사기·공무집행방해 등 무죄판결 이끌어내

“범죄 있는 곳에 처벌 있어야 하나,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경우 많아”

문경아 기자 승인 2024.03.05 06:44 | 최종 수정 2024.04.09 10:13 의견 0
김한설 변호사

(편집자 주) 정의 구현을 향한 법의 세계에서 변호사들은 항상 새로운 도전을 마주한다. 그들의 역할은 사회의 공정함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의뢰인들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법률 도움을 제공한다.

본지에 법률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한설 변호사의 승소 사례를 통해 21세기 법률의 사회적 역할을 살펴본다.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들의 효과적이고 정의로운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김한설 변호사는 청주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

준강간 등 성범죄 사건, 억울함 호소하는 피고인 사연

김한설 변호사가 2023년 무죄판결을 받았던 사건은 다음과 같다. 강간(준강간, 강간상해 포함),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위계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그 중 준강간에 해당하는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보통은 의식 있는 피해자를 때리거나 협박해서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놓고 성관계를 하는 것을 강간이라고 합니다. 준강간은 술이나 약물로 이미 항거불능 상태에 빠져 있는 피해자를, 그 상태를 이용해서 성관계를 하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출처-MTN 방송

“물론 실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간혹 술을 마시고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를 당했다면서 준강간으로 고소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맡았던 사건은 피고인이 성적인 접촉 자체를 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준강간으로 고소를 당해 굉장히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수능 끝난 사촌 여동생을 강간했다고 고소당한 사건
알리바이 통해 무죄 입증

피고인은 사촌 여동생으로부터 ‘할아버지댁에서 가슴을 만지는 추행을 당하고, 사촌오빠 집에서 강간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고소당했다. 사촌 여동생은 수능시험을 치른 후 삼촌이 용돈을 준다고 놀러오라고 해서 혼자 삼촌댁에 갔는데, 그때 사촌오빠로부터 강간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시점으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후. 그런데 피고인에게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피고인은 사촌 여동생이 수능시험을 치른 해의 9월에 군 입대를 했고, 그로부터 6개월 동안은 외출과 외박을 한 사실이 없었다. 즉, 사촌동생이 집에 방문했던 시점에는 부대에 있었다는 것.

이같은 내용을 파악한 김한설 변호인은, 그 사실을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에는 밝히지 말고 진술거부권 행사를 권했다. 재판에 이르러서 변호인이 알리바이를 주장하였고, 사촌 여동생은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와 피고인의 아버지까지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사촌 여동생의 주장에 반대되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된 증거들을 제출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뒤늦게 강간 범행의 시점을 1년 앞당기는 방법으로 공소장을 변경하였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 모두 무죄판결을 선고했다. 결국 검사는 항소를 포기했다. 피고인이 억울하게 고소당하면서 회사까지 퇴사하게 되는 등 정신적인 고통과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는데 약 2년간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신장투석으로 성관계가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준강간으로 고소당한 사건
신체감정과 증인신문으로 무죄 입증

두 번 째 사연이다. 피고인은 지인으로부터 ‘피고인이 나를 술에 만취하게 한 뒤 호텔에 데려가서 강간했다’는 내용으로 고소당했다. 피고인은 장기간 신장투석을 받아 발기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하였으나, 검찰은 피고인을 준강간으로 기소했다. 피고인은 기소당한 후 변호인을 선임했다.

김한설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정식으로 신체감정을 해서 완전한 발기불능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 그리고 장기간 신장투석을 받아 왔다는 진료기록과 신장질환 및 성기능에 관한 의학논문들을 제출하면서 내분비계 이론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여 피고인의 신체 상태에 의하면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적극 변론했다.

한편, 고소인이 호텔에서 일어났을 때 옆에 피고인이 있었다고 주장한 시각은 새벽 6시경이었는데, 피고인은 당일 새벽 4시경에 이미 병원에서 신장투석을 받고 있었다. 변호인이 이에 대해 추궁하자 고소인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고 이것이 재판부가 고소인의 진술을 믿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검사는 뒤늦게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김으로써 강제추행하였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강간 당했다는 진술 자체를 믿기 어려운데 그 중 일부를 가지고 강제 추행한 것으로 보는 것은 구성할 수는 없다고 변론하였고, 재판부는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

평론(評論)

범죄 있는 곳에 처벌이 있어야 하지만,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법의 정의를 높이기 위해서는 변호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그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인 공정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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