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과 본업, 경제적 여유와 워라밸의 교차점

김지연 기자 승인 2024.03.19 07:37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주변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을 통해 추가적인 소득을 얻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할 것이다. 본업 외의 수익을 얻고 있기에 더욱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까지 출근을 하면서 추가 수당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사는지, 워라밸을 포기한 그의 인생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자본시대에서 돈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벌더라도 그 돈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정말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N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추가근무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는 소리인데 추가근무를 하는 이들은 부러워하지 않으면서 N잡러들이 버는 부가적인 수익은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부업을 통해서 벌 수 있는 수익은 대부분이 본업보다는 적은 경우가 많다.

본업은 본인이 오랜 기간 경력을 쌓고, 역량을 인정 받아서 하고 있는 일인 경우가 많지만 부업은 그것보다는 다소 전문성이 부족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부가적인 수익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10시간을 일하더라도 부업보다는 본업이 더욱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이 N잡을 하는 이유는 회사에서는 추가 근무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산직처럼 추가근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는 직종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무직을 포함한 다양한 직무에서는 포괄임금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근무를 하더라도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한다.

부업의 선택과 현대인의 삶, 돈과 시간의 균형 탐색

그렇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열정적으로 근무하면서 추가 근무를 하기 보다 다른 일을 찾아서 추가로 근무하고, 부가적인 수익을 얻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N잡러들이 본인의 직장에서 추가 근무를 하고,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면 굳이 다른 새로운 일을 찾아서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본업보다 더욱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업이 있다면, 오히려 본업을 포기하고 부업에 전념했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냥 본업에 전념하여 추가 근무 수당을 받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N잡러들의 속사정은 모른 채 N잡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얻는 모습을 마냥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스스로의 워라밸을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얻고자 스스로를 혹사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채 말이다. N잡러들이 추가적으로 얻는 수익은 그만큼 추가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지고 있는 산출물일 뿐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얻는 불로소득이 아니고 말이다. 그들은 퇴근 이후나 주말, 다른 직장인들이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순간에도 부업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고, 명절에도 충분히 쉬지 못하고 돈을 벌고 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모아서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N잡러들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본업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가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휴식을 포기하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저축을 하고, 집을 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말이다.

물론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 자체에 대해서 만족하고 부업을 도전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워커홀릭이 아닌 이상 그런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에 해당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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