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새로운 도전, 노인 일자리의 필요성

강현정 기자 승인 2024.03.19 08:26 의견 0

[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한 직장에서 20년 이상 근무한다면 오랜 기간 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근속자에 대한 포상이 이루어지는 기업들도 다수 있을 정도이니 사회적으로도 20년 이상 한 직장에 근무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랜 기간 근무한 이들의 경우 30년 이상 근무를 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기 보다 인생의 황혼기를 대비하게 된다.

지금까지 일하며 모은 자산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노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그 흐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50대 중후반 즈음에 은퇴를 하게 되면 남은 인생을 퇴직금과 모아둔 자산을 통해 생활하면 됐지만 점점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나면서 모아둔 돈만 가지고 노후를 버틸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노인 인구들은 은퇴 이후에 편히 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들의 숫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노인 인구 일자리를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1년짜리 단기 계약직인 경우가 많으며 노인들이 바라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 노인인구 중 상당수가 노후 계획이 완벽하게 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은퇴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생활고를 겪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노인 일자리 공급은 곧 국민의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어떤 문제보다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 바로 노인 일자리 문제이지만 아직까지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노인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 업무들이고,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무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은 경제적 안정뿐 아니라 사회적 발전 위한 필수 조건

경비원이나 시설관리인을 제외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근로복지 업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성 일자리는 언제 갑자기 사라지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노인들을 재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들이 할 수 없는 업무들도 분명 있지만 오랜 기간 경험을 축적해온 이들이기에 오히려 더욱 노련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들 역시 존재한다.

실제로 해외 국가들 중에서는 역사 유적지에 대한 안내 가이드처럼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더욱 노련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들에 대해서 노인 인구 채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책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노인인구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른속도로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이지만, 노인들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만약 그들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빠른 속도로 몰락할 것이며, 그 영향은 단순히 노인들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가 함께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도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인데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노인 일자리 창출은 노인들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위한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