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집돌이들을 위한 호스팅 시대 개막

김지연 기자 승인 2024.03.19 18:35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그들 중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싫은 것이 아니라, 굳이 외부에 나가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시간 등이 아깝다는 생각에 그럴 시간에 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상당수이다.

다만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아닌 1인 가구의 경우 외로움을 못이겨 다시 문 밖으로 나서게 되는 경우가 많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걱정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호스팅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다양한 게임을 하고, 홈파티를 여는 등 직접 호스트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고 이로 인해 집돌이, 집순이들은 집에서 나가지 않더라도 지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템들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홈카페, 홈캠핑 등 평소에는 외부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다양한 활동들이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바뀌게 되었다.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격 역시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고 가정용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호스팅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구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집을 PC방처럼 꾸며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게임 대회를 열 수도 있고, 카페처럼 꾸며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수다를 떨 수도 있게 되었다.

호스팅의 미래···. 집안에서의 새로운 소통과 문화

이전에도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더욱 대중화되고 일반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집으로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해서 홈파티를 열거나 함께하는 것이 일상적인 개방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학생시절을 제외한다면 좀처럼 친구의 집에 초대 받아서 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집들이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절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친구나 지인 정도만이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인화가 심화됨에 따라 친구 집에 가서 함께 공부하고,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호스팅을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문화가 대중화될지도 모른다.

물론 집이라는 공간은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오픈하는 것을 꺼려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그런 이들은 홈카페를 꾸미게 되더라도 이를 다른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 보다는 자신 혼자서, 혹은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들 극소수와만 공유할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나갈 시간이 부족해서, 밖에서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서 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집돌이, 집순이들에게는 더욱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이다.

호스팅 시장의 성장이 앞으로 우리의 집안 풍경을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지, 그로 인해 우리의 대인관계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 것인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비대면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접촉이 줄어가면서 서먹해지던 우리 사회가 호스팅 문화로 인해 다시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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