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의 영향?, 저출산 문제의 새로운 시각

강현정 기자 승인 2024.06.22 12:05 의견 0

[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언젠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출산 장려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원인 중 한 가지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TV나 유튜브 등 수 많은 채널들을 통해서 우리는 소위 말하는 ‘금쪽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나날을 보내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금쪽이를 키우는 부모의 이야기는 지금 당장은 남의 이야기이지만, 아이를 낳는 순간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절망적인 일상들을 보여주는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들부터 먼저 없애야 한다고 말이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본다면, 자녀 계획이 있던 사람들도 괜한 걱정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출산에 대한 생각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를 좋아하던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주변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절망스럽다”, “금쪽이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망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될 것이다.

행복한 가정의 재조명, 저출산 문제 극복 위한 새로운 접근

실제로 결혼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 아이를 낳고 사는 삶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은 자극적인 소재들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고, 그러다 보니 방송사들은 앞을 다투어 더욱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있다. 어떤 경우는 너무 자극적인 소재들로 인해 실제 사례가 아니라 대본을 가지고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는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송매체들이 앞을 다투어 결혼 생활과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들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방송 트렌드가 우리나라에 ‘금쪽이’가 늘어나게 만드는 원인일지도 모른다. 금쪽이라고 불리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최근에 갑자기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어 왔다. 과거에도 그런 아이들은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아이들의 사례를 찾아내고, 재조명시킴으로써 왠지 모르게 과거에 비해 최근 아이들이 더욱 문제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아이를 낳으면 저렇게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생각하는 예비 부모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다면 경제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자신이 없어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정말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자극적인 소재로서 금쪽이를 활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서로를 위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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