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송가인 열풍이 가져올 음악교육의 변화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승인 2020.02.02 17:02 | 최종 수정 2020.02.02 17:06 의견 0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포스트21=뮤직서커스 다이애나] 트로트 가수 송가인 열풍은 한동안 잊혔던 판소리와 트로트 장르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장르를 넘나드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다양한 커버곡을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신선한 콜라보 무대를 통해 옛 장르의 복고 열풍을 넘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고 있다.

소리꾼이자 트로트 가수인 송가인이 Mnet ‘더 콜2’ 신곡 대전 2(2019년 9월 6일 방송)에서 발라드 가수 윤민수, 랩퍼 치타와 함께 공연한 ‘님아’ 무대는 어떤 장르로 특정 지을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무대는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고려가요 <정과정(鄭瓜亭)>에 등장하는 “....아소 님아 도람 드르샤 괴오쇼소” (해석: 아소 님아 다시 들으시어 사랑해 주소서)를 모티브로 창작된 공연이다.

송가인, 윤민수, 치타 세 공연자가 한 무대에서 각자의 캐릭터로 노래하고 시공간(Interspace)을 넘나들며 ‘님’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었다. 마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장면이 한 영상의 컷에 담겼던 것처럼 말이다.

고려시대 관복과 유사한 의상을 입은 윤민수의 ‘님’은 정과정이 그리워한 왕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고, 조선시대 황진이가 입었을 법한 한복을 입은 송가인은 판소리 ‘사랑가’를 샘플링하여 춘향이의 알콩달콩한 ‘님’을 떠오르게 하였다.

과감한 검은 블랙 핫팬츠와 긴 블랙 부츠를 착용한 치타는 ‘더 이상 기다리는게 지쳐 나는 떠나겠다’며 현대의 ‘님’을 대하는 자유로운 여성상을 노래했다.

이 무대는 판소리, 랩, 발라드 등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르들의 경계 허물기를 넘어 ‘음악융합공연’의 완성도를 보여줌과 동시에 판소리 샘플링을 통해 우리문화가 이렇게 멋지게 다른 장르와 융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중에게 선보였다.

현업 뮤지션들의 이러한 실험정신과 도전은 대중들의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러한 관심은 10년 뒤 우리 음악산업의 주측이 될 후배 뮤지션들이 준비된 연출가, 기획자로 성장하게 만들 것이다.

1월 치러진 중등 음악교원 임용고시 실기시험의 가장 많은 변화는 실기곡목으로 이문세의 ‘소녀’, ‘붉은노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순간’, 캣츠의 ‘메모리’, 창작뮤지컬 빨래의 ‘참 예뻐요’ 등 대중음악과 뮤지컬 곡들이 다수 출제되었다는 점이다. 국악과목 역시 기존의 민요에서 확장해 판소리와 창작 판소리곡 들이 출제되었다.

의무교육으로 규정된 중고등학교 음악교사를 선발하는 국가임용고시가 이렇게 트렌드를 반영하여 교사를 선발하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관습적으로 클래식이나 전통 민요에 국한되었던 시험의 출제곡들이 갑작스레 바뀌면서 수험생들이 혼란 속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학교현장에서 최근 음악트렌드를 어떻게 가르칠지 교수법 설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부족한 상태로 현장에 가야하는 아쉬움이 남게 되었다.

자연스런 융합을 위해서는 오랜시간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적 어법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우리 문화컨텐츠에 발맞춰 교육내용을 개발하고, 후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심미적 역량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예술 교사들의 수업에 다양한 실험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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