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루비아공방 김현주 대표, ‘미니어처’를 사랑하는 심리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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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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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만사가 지루할 때가 있다. 이유 없이 재미없고 무료하며, 무기력해지는 삶의 건조함을 느낀다. 일상의 반복과 의식 없이 진행되는 사소한 습관들 속에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참 야속하다. 이럴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그래서 과연 삶의 활력을 찾을까?
이럴 때 필자는 가장 많이 했던 활동이 무엇인가로부터 자극을 받기 위해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다녔다. 다른 이들의 영감과 의도로 나온 어떠한 것들은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것들을 본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는지,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있는지... 여러 각도로 자극을 받기 위해 다녔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극보다는 감성에 가까운 소소함에 더 큰 재미와 호감을 보이는 듯하다. 그중 하나가 미니어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작게만 만들었을 뿐인데도 그 작은 것들로부터 소소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편안하게 호감이 간다. 어렵고 심오한 것들이 담겨 뜻을 이해해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니 편안하고, 그것들이 너무 귀여운 크기로 만들어져 재미와 호감을 주니 사람들이 미니어처를 좋아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미니어처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일상에서의 관찰력이 높아지고 관심을 가지며 주변을 바라보게 되니, 따뜻한 눈길이 서로 부딪히며 마음이 포근해진다.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며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만큼 관찰력은 높아진다. 그 관찰력에 힘이 생기면 사물에 대한 집중과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가 학교 미술시간에 사물을 보면서 똑같이 따라 그리는 정밀도가 교육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람의 기억 저장소에는 같은 사물을 보고도 제각기 다른 기억으로 다채로운 일들이 있는 것처럼, 같은 미니어처를 보고도 사람마다 다른 감정을 가지도록 하는 재미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만들어진 미니어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기억과 추억과 동심이 생겨나는 신기한 재미를 갖는다. 이것이 미니어처를 사랑하는 심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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