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우리의 기대···. 현실과 아직 이어지지 않은 트렌드

김지연 기자 승인 2023.08.25 09:47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메타버스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는 기술이었다.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어 가면서 앞으로 실제로 가지 않더라도 메타버스 속 세계에서 우리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 단계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소설, 영화 속에서나 꿈꾸던 가상 세계가 메타버스 속에서 구현될 것이며 우리는 이제 가상현실 게임은 물론 가상 공간 속에서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를 경험해보고, 가상의 공간에서 나의 집을 마련하며 그곳에서 장사를 하거나 옷을 만들거나,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많은 기대들은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들의 가치를 높여주었다.

그렇게 메타버스가 혁신 기술로 손꼽히기 시작한지 수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생활 속에서 메타버스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몇몇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 모이는 것이 불가능할 때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하여 회의를 하기도 하고, 단체 행사를 진행해보기도 했지만 사실 크게 의미 있는 기술은 아니었다고 평가받는다.

몇몇 기업들은 신년회나 송년회 같은 행사를 가상의 공간 속에서 진행하고자 비용을 투자하여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었지만 이를 직접 이용해본 이들의 평가는 대부분이 ‘오래된 고전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와 같았다. 실제로도 외견상으로 보기에 메타버스라는 것이 우리가 평소 이용하던 인터넷 게임과 무엇이 다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미래와 과제, 혁신 넘어선 진정한 의미 찾기

이는 아직 메타버스 기술이 상용화될 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이들에게 메타버스라는 기술이 정말 우리가 꿈꾸는 ‘미래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가상의 공간 속에서 나의 부동산을 갖고, 그곳에 호텔을 짓거나 전시장을 만들어서 그곳에 많은 고객들이 방문하도록 만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경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 비해 현재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는 현실에 있는 공간을 모니터 안으로 옮겨두었을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지라도, 확실한 것은 ‘메타버스 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 것’인지 확신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VR 기술이 극도로 발전되어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가상 세계 속에서 현실감을 가지고 움직이게 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단순히 현실의 공간을 모니터 안에 만드는 것만으로는 기존에 즐겨오던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메타버스는 혁신으로 과대포장된 빚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과감하게 비용을 투자할 기업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미 상당수의 기업들이 신입 사원교육이나 회의실 그 외 다양한 부분에 메타버스를 적용해보려고 시도하다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투자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는 것이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만약 이 숙제가 해결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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