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BTS와 K-pop 성공의 진짜 이유는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승인 2019.07.25 18:32 | 최종 수정 2019.07.25 18:40 의견 0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이코노미타임21= 칼럼니스트 뮤직서커스 다이애나]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 뮤즈, 마룬파이브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다시 공연하고 싶은 나라"로 항상 꼽는 나라가 있다. 바로 한국이다. 가장 많이 꼽히는 이유는 한국의 ‘떼창’이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모국어도 아닌 언어로 수만 명이 본인 노래를 따라하는 모습에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충격을 이제 우리 K-pop가수들이 겪고 있다.

‘영국 문화의 심장’ 웸블리에서 새 역사를 쓴 방탄소년단은 말할 것도 없고, 뉴욕 맨해튼의 ‘팝공연 메카’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진행된 케이콘 콘서트에서도 객석을 가득 메운 2만여 명 관객들이 노래와 춤까지 따라하며 열광했다.

한국의 ‘떼창문화’가 세계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찾아가기 위해 조선 후기 탄생한 ‘판소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소리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창(노래)과 아니리(말) 사설과 너름새(몸짓)가 종합된 전통대중공연을 말하는데, 판소리 공연에서 특이한 점은 고수와 관객들이 수시로 "얼쑤~", "좋다~!" 하면서 흥을 돋구는 추임새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음악의 흐름에 맞춰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은 귀가 좋은 명창이라고 하여 ‘귀명창’이라고 칭송받기도 했다. 즉, 우리네 공연판은 청중들의 흥을 바탕으로 참여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열린 형식’의 구조였다.

박수갈채를 보내는 타이밍까지 정확하게 지켜야 하는 서양 공연예술과 비교하자면 아주 상반된 형태이다. 흥 많은 귀명창이 주도하는 떼창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엄청난 문화충격이었을 테다.

BTS 등 K-pop그룹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기사들은 SNS를 통한 마케팅 전략, 그리고 화려한 비쥬얼과 퍼포먼스라고 이야기 하지만 뛰어난 비쥬얼로 SNS를 활용하며 퍼포먼스를 하는 그룹이 이 세상에 어디 한 둘이겠는가?

외국인들이 난생 처음 접해봤을 법한 한국어 가사로 떼창을 하는 이 기이한 현상은 오히려 실력있는 귀명창과 가수들이 서로 주고받는 한국인의 흥(興)의 문화가 외국으로 수출된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논리적이지 않을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실물 앨범 1위라는 BTS의 <MAP OF THE SOUL : PERSONA> 수록곡 '디오니소스' 노래에서 신화 속에 있을 것 같은 이들은 “술을 한 잔(One Shot)”, “두 잔(Two Shot)”을 외치더니 곧이어 “옹헤야”를 연달아 외친다.

이것이 바로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추임새이고, 그들은 한국어 떼창으로 응답했다. ‘한류’라 쓰고, ‘한국인의 흥’이라고 읽는 작금의 한국문화의 힘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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