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에게 불어닥친 주식 열풍

김민진 기자 승인 2021.01.22 09:50 | 최종 수정 2021.01.22 09:52 의견 0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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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최근 2030 세대의 주식 열풍이 뜨겁다. 과거에는 안 좋은 편견 탓에 주식에 손대기를 꺼리던 이들이 다시금 주식에 집중하며 밀레니얼 주주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재 주식에 집중하고 있는 이들의 대부분이 20, 30대의 젊은 사람들이라는 것. 젊은 사람들이 주식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로 인한 우려는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봤다.

2019년의 4~5배에 달하는 계좌 개설. 주인은 2030 세대 

2020년 한 해는 대한민국에 유례없는 일들이 많았던 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2030세대들의 주식투자다. 통상 주식은 공부를 많이 하고, 어느 정도의 자본이 마련되어 있는 40~50대 직장인 혹은 은퇴한 60대가 주를 이룬다고 알려져 있었다. 

20대, 30대에는 주식에 투자할만한 여력도 없고, 당장은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박해 청약이나 적금에 주력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런데 현재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20~30대 젊은 층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신문에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올해 새로 개설된 420만 개 주식계좌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 비중이 57%에 달했다. 

작년 말, 국내 개인투자고객이 가장 많은 키움증권의 조사 역시 마찬가지. 12월까지 20대에서 46만 개 정도의 계좌가 만들어졌고, 30대에서는 60만 개에 달하는 계좌가 개설되었다. 2019년 10만, 15만 개의 신규 계좌와 비교하면 거의 4~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2030세대가 주식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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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떠오른 주식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30대는 적금에 넣을 돈으로 주식을 시작한다. 40대 중에서는 아예 어린 아이들에게 주식계좌를 선물해주는 풍습이 유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빚투까지 성행한다. 이 모든 주식 열풍은 코로나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 물론 세계의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 빠졌다. 현재 일하는 직장에서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고, 언제 목돈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가 눈앞에 확인할 수 있는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현찰과 자산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아무리 적금을 넣어봐야 자산은 불어나지 않고 온전히 보존될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재산증식의 일환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로 주식인 것이다. 

사실 이전에는 주식처럼 투자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부동산이었다. 내 집 마련이 평생 꿈인 사람들이 많았고, 이를 위해 2030 세대는 청약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부동산 규제와 은행 대출규제로 인해 목돈이 없으면 집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저축과 근로소득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고, 빚으로 집을 사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 결국 2030세대는 새로운 자산 증식의 방편으로 주식을 택한 것이다. 이들은 투자 경향도 가지각색이다. 저축의 일환으로 적금처럼 장기 투자를 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단타로 치고 빠지며 조금씩 조금씩 재산을 불리려는 이들도 있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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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020년대는 유례없는 주식 호황기로 수익을 얻기가 쉬운 상황이었다.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고객이 늘고, 규모가 커지면서 좋은 선순환 사례가 되고 있다는 의견이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투자가 투기로 변질될까 우려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식투자 열풍이 자칫, 투기의 성격으로 변질될까 우려하고 있다. 오직 단기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단타로 치고 빠지는 형태의 주식이나 빚을 내 투자를 결정하는 빚투처럼 자신의 생활에 영향이 많은 형태로 주식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주요국들이 코로나로 인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상승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쉽게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주식을 가볍게 생각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큰돈을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사람들의 의견이나 사례를 쫓지 말고 자신만의 매수전략을 세워 최대한 위기를 견디는 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돈으로 주식을 시작하라 권한다. 

조급한 마음으로 단기적인 수익을 바란다면 언젠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 최대한 신중하고 전략을 세워 접근하라는 것이다. 주식은 제대로만 한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과 개인이 서로 윈윈하는 바람직한 투자 제도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나 전략없이,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주식은 결국 불행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투기가 아닌,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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